
지역 주민의 생활환경 개선과 복리 증진에 쓰여야 할 주민지원 사업비가 수도권매립지공사 직원의 `외유성` 여행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찬열 의원(민주당)은 수도권매립지 국정감사에서 “공사로부터 받은 `해외 선진지 견학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선진지 견학 총 70회 중 35회에 51명의 공사 직원이 동행했으나, 소요된 경비 9700만원 중 공사 예산은 450만원에 그쳐 무려 9200만원이 넘는 돈을 주민지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주민지원 사업비는 폐기물처리시설지원과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반입수수료의 10%를 주민지원기금으로 조성해 주민건강검진, 마을회관 건립, 노인정과 상수도 시설 등 주민지원 사업에 집행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공사는 해외 선진 폐기물처리시설을 지역주민에게 견학하게 함으로써 수도권매립지 운영과 관리에 이해를 돕도록 하기 위해 해외 선진지 견학을 실시하고 있다.
이 의원은 “가이드 역할을 하는 담당 직원이 동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본부장부터 사업본부장, 운영이사, 1~8급까지 직원들이 돌아가며 동행한 것은 사실상 외유를 떠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특히 이 의원은 “공사 직원들이 외유성 경비를 제공받은 것은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리베이트나 대가성 편의를 제공 받은 것과 뭐가 다르냐”며 공사의 무감각한 도덕성을 질책했다.
이 의원은 “해마다 공개적으로 외유성 경비를 지원받는 직원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주민지원 사업계획이 수립되고 투명하고 적절하게 집행되는지 관리 감독을 할 수 있겠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이 의원에 따르면 수도권매립지공사는 지난 9월 캐나다 폐기물처리시설 견학을 다녀오는 과정에서 연수비용 보다 많은 돈을 여행사에 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아 개인 경비로 나눠 사용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유럽 등 선진 폐기물처리시설을 견학하는 것이 본 사업의 목적임에도 중국, 동남아, 지중해연안국 등 외유성 여행이 증가하고 있다”며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