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과 태양광은 태양에너지에서 태어났으나 그 모습은 전혀 다른 이란성 쌍둥이와 같다.
우선 태양광은 전기를 생산하는데 반해 태양열은 열을 생산한다는 점부터 다르다. 물론 태양열도 집광형 기술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기는 하지만 태양열 시장의 80% 정도를 가정용이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태양열은 전기보다는 열에 더 강한 면모를 보인다.
사용하는 기술도 다르다. 태양광은 반도체 기술을 응용해 반도체 소자에 빛을 비추면 전기가 발생하는 이른바 `광-기전력 효과(Photovoltaic Effect)`를 이용하는 반면 태양열은 태양빛이 가진 열을 집중해 보일러 등을 끓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둘이 이란성 쌍둥이라면 조금 먼저 태어난 태양열이 형님뻘이 된다. 태양열 시장은 1970년대 말부터 상용화가 진행된 반면 태양광은 2000년대에 들어서야 겨우 세계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2006년 기준 세계 태양열 설치용량은 129기가와트(GW)에 달하지만 태양광은 7GW에 불과하다.
앞으로 태양열과 태양광은 태양에너지 시장을 놓고 치열한 영역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열이 최고 50%에 달하는 고효율을 무기로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면 이제 막 가정용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한 태양광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치열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태양열 업계에서는 “정부가 태양광만 편애한다”고 하고 태양광 업계에서는 “태양열이 남긴 안 좋은 이미지가 태양광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이 둘이 공존할 가능성도 있다. LG경제연구원은 태양광은 가정용에, 태양열은 대규모 발전에 더 적합하기 때문에 이 둘의 역할이 분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