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여성과 청년의 창업이 부족해요. 이들이 주로 대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만 근무하길 선호하는 문화적 현상도 있지만 기업가정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미진하기 때문입니다."
기업가정신 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운영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미국 뱁슨대학의 도나 켈리 교수가 한국을 찾아 기업가정신 육성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벤처기업협회 주최로 18일 오후 서울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예스리더스 기업가정신 포럼을 통해 기업가정신의 특성과 뱁슨대학의 기업가정신 교육 커리큘럼을 소개했다. 이날 강연에는 연세대, 서울과학기술대, 한성대 등 `예스리더스` 기업가정신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전국 대학 관계자와 교수, 학생 등이 참석했다.
켈리 교수는 "한국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기업가들 열의가 대단하고 전반적인 교육 수준도 높기 때문에 창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부 지원과 대학 차원의 교육이 결합된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정신이라는 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도 지적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이라고 하면 이제 막 창업하려는 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만 갖춰야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대기업이나 가족기업, 사회조직 등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켈리 교수는 한국 기업을 일례로 들며 "기업가정신은 재무나 마케팅 등 기업 활동 전반에 필요한 전략을 체계적으로 습득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에서도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켈리 교수는 "미래 예측에만 매달려 모든 걸 예상 계획에만 따라 실행하면 사업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예측보다는 현실과 부딪쳐 다양한 오류를 고쳐나가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가정신 교육을 학문적으로 도입한 미국 학자 제프 티몬스의 이름을 딴 티몬스 모델도 설명했다. 티몬스 모델에 따르면 기업가정신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는 창업자가 `기회 탐색과 자원 결합, 팀 활용`이라는 3가지 활동을 필수적으로 조합해야 한다.
창업자는 시장 요구를 파악하는 기회 탐색을 통해 사업화에 필요한 다양한 도구를 자원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켈리 교수는 미국의 기업가정신 교육 현황에 대해서도 "아마 세계 학문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기업가정신"이라며 "미국에서는 3000개 이상 대학에서 기업가정신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켈리 교수가 속한 뱁슨대학은 최근 미국 언론이 선정한 기업가정신 교육 분야에서 16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해 주목을 받았다. 켈리 교수는 "뱁슨대학에서는 창업과 성장전략, 재무, 마케팅으로 영역을 나눠 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가족 기업과 여성 리더십, 공공정책, 글로벌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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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 켈리 교수는 미국 뱁슨대학이 운영하는 기업가정신센터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매사추세츠대학에서 화학과 경영학을 공부했다. 아시아에도 관심이 많아 한국과 중국의 기업가정신에 대한 연구를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올해 초 `한국 중소기업의 국제화와 자원이 기업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미국 중소기업경영저널(Journal of Small Business Management)에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매일경제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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