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력구조조정설 놓고 `설왕설래`

LG전자가 적자가 예상되는 3분기 실적 발표와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인력 구조조정설에 시달리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다음 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조직개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LG전자 내부에서는 새 사령탑을 맡게 된 구본준 부회장이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빼들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최고경영자(CEO)가 임기 도중에 전격 교체되고 3~4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될 정도의 위기상황이니 만큼 어느 정도의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르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오는 반면 LG의 기업문화상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LG전자 고위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이는 `경기가 어렵다고 해서 사람을 안 뽑거나 인력을 내보내서는 안된다`고 말했던 구본무 회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 회장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파가 전세계를 강타했던 지난 2008년 말 계열사 사장들과의 미팅에서 이 같은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으며 이는 이후 LG의 핵심적 인사원칙 중 하나로 자리잡아왔다.

LG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회사가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면 나중에 회사가 좋아지고 사람이 필요해도 내보낸 사람 정도의 인재를 구하기가 어려워진다"며 "LG전자에 대한 대량해고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안팎에서는 구 부회장 취임 직후 이뤄졌던 사업본부장 인사에서 LG전자 위기의 진앙지로 지목됐던 휴대전화와 TV 사업본부의 본부장들이 해고되지 않고 다른 자리로 전보조치된 것만 봐도 LG전자의 인사기조를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현재의 위기상황이 워낙 심각한 만큼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LG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해고 등의 형태는 아니더라도 인력 재배치나 조직 통폐합을 통한 구조조정은 있을 것으로 본다"며 "3분기 적자 규모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LG 말고도 인위적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가 정작 실적이 악화되자 `조용한`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절감을 꾀했던 대기업들의 사례가 많은 만큼 LG의 인사원칙도 영구불변의 철칙(鐵則)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