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헬스케어 사업을 향한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초음파 진단 전문업체 메디슨 지분 인수전에 나섰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디지털 의료장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사모펀드인 칸서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메디슨 지분 40.94%를 인수하기 위해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꼽고 있는 헬스 케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메디슨 인수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LOI를 마감한 이번 입찰에는 삼성전자 외에도 국내외 5~6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은 이달 안에 본 입찰에 참여할 후보업체를 선정한 뒤 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메디슨은 세계 최초로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한 회사. 2002년 사업 확장으로 부도가 났지만 2006년 칸서스가 인수한 후 초음판 진단기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 국내 초음파 진단기 시장의 33% 점유하고 있으며 해외에도 제조업자개발생산(ODM)방식으로 수출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도 헬스케어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SMD는 초정밀 영상 진단 장비인 `포터블 엑스레이 디텍터`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엑스레이 디텍터는 엑스레이 영상을 디지털 영상 정보로 변환해 모니터로 전송하는 장비로, 빠른 시간 안에 초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장비다. 디스플레이 패널에 적용되는 TFT 기술과 영상 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현재 필름형 엑스레이 디텍터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SMD 측은 포터블 디텍터를 사용하면 환자는 움직이지 않고 의사가 디텍터만을 자유자재로 움직여 필요한 부분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중증 환자나 근골격계 환자들에게 유용하다고 밝혔다. 특히 2015년 13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엑스레이 디텍터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한관영 SMD 상무는 “포터블 엑스레이 디텍터는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박막트렌지스터 기술과 생명의료 기술의 만남이며, IT와 BT의 융합사례로 세계 의료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기술을 기반으로 인간 친화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삼성전자와 SMD의 행보는 향후 삼성그룹의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5월10일 헬스케어와 친환경사업 등 신사업 분야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4월 삼성전자가 엑스레이 장비업체인 레이의 지분 68.1%를 인수한 데 이어 6월에는 중소병원용 혈액검사기를 출시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 육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건희 회장 복귀 이후 삼성그룹은 과감히 투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고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 경우 글로벌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종석기자, 이경민 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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