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미니숍 형태 상거래 진출

NHN이 기존 지식쇼핑을 개편해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한다. 쇼핑몰사업자에게 `미니숍(mini-shop)`(가칭)을 만들어주고 자사 결제 중개시스템인 체크아웃을 통해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있는 `오픈마켓 통합 솔루션`과 연동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NHN은 현재 사내에 정식으로 쇼핑사업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N 관계자는 “오픈마켓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확실하게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NHN은 내부적으로는 오픈마켓 서비스가 아니라고 하지만, 업계는 옥션 · 지마켓 · 11번가에 이은 네 번째 `대형 오픈마켓`이라고 규정했다.



<뉴스의 눈>

NHN은 21일 오후 오픈마켓 통합관리 솔루션업체와 쇼핑몰 솔루션업체를 대상으로 `네이버 신규사업 협조 제안` 설명회를 연다. 주목할 만한 것은 `오픈마켓 통합관리 솔루션` 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점이다.

이날 논의될 내용은 지식쇼핑과 싱글사인온(SSO) 서비스인 체크아웃 고도화에 관한 내용이다. 네이버 측은 지식쇼핑 시스템과 쇼핑몰 솔루션을 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API) 개방 등에 대한 설명회에 불과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업계는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NHN이 기존 오픈마켓 `파워셀러`들의 `관리자 페이지`에 자사의 오픈마켓 형태의 몰인 `미니숍`을 연동시키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오픈마켓에서 활동하는 파워셀러는 G마켓 · 옥션 · 11번가 등 모든 사이트에 물건을 내놓는다. 이들은 통상 오픈마켓 통합관리 솔루션업체에서 제작한 `관리자 페이지` 하나를 통해 G마켓 · 옥션 · 11번가 등 모든 오픈마켓에서 나온 주문 · 배송 · 반품 등을 일괄 관리한다. 관리자 페이지에 NHN 관리 솔루션이 연동되면 파워셀러는 이를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NHN은 오픈마켓 통합관리 솔루션업체와 사전 미팅 후 설명회까지 초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NHN 측에서 오픈마켓이라는 단어를 쓰진 않았지만 결국 사업 모델은 오픈마켓과 똑같다”며 “어떤 방식으로 표현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NHN은 지난 7월 결제중개 플랫폼인 SSO 체크아웃 서비스까지 마련했기 때문에 더 이상 주저할 것이 없다. 네이버 체크아웃은 여러 인터넷쇼핑몰에 별도의 회원가입을 하지 않고 네이버 계정으로만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자결제(PG)와 배송까지 중개해 준다. 기존 네이버 회원은 체크아웃 페이지에 들어가 동의절차만 거치면 된다.

NHN 행보는 사실상 포털과 인터넷몰의 `충돌`로 해석할 수 있다. 한정된 인터넷몰 광고 수수료 시장에서 출혈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NHN은 지난해부터 TF를 만들어 오픈마켓 진입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해왔다.

최근 NHN의 행보가 가속화된 것은 옥션의 `어바웃` 론칭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옥션이 기존 오픈마켓이라는 패러다임을 깨고 NHN의 텃밭이었던 `가격비교` 시장에 나서면서 쇼핑포털에 정면으로 도전했기 때문이다. 어바웃은 얼마 되지 않아 랭키닷컴 기준 가격비교사이트 순방문자 수에서 1위로 등극했다.

해외에서도 포털과 인터넷몰의 충돌이 빚어졌다. 구글이 `체크아웃`이란 전자결제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e베이와 등을 돌린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e베이는 자사 결제서비스인 페이팔과 구글의 서비스가 겹치자 판매자에게 체크아웃 사용을 금지하고, 구글에 검색광고를 무효화했다. 수익 악화를 염려한 구글이 두 손을 들고 체크아웃 서비스를 포기했다.

국내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 내 구글의 점유율이 30% 정도에 불과한 것에 비해 한국 시장 내 네이버의 점유율은 70%에 달한다”며 “국내 인터넷몰들은 포털 의존도가 높아 해외와는 다른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정윤 · 정미나 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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