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의 골프세상] 골프공의 트렌드

골프에 과학을 접목해서 비거리를 늘이고, 정확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골프가 태동하던 16세기부터 시작됐다. 21세기가 된 지금은 정말 다양한 과학기술들이 골프에 적용된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골프공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투 피스 볼은 탄성이 좋은 코어 위에 썰린 등의 합성수지를 코팅한 것이다. 비거리는 많이 나지만 단단하고, 스핀이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쇼트게임에는 별로 좋지 않다. 이 문제점을 극복한 대안이 `타이틀리스트 프로 V1`으로 대표되는 스리 피스 볼이다. 약간 작은 투 피스 볼 위에 아주 부드러운 우레탄을 또 다시 코팅했다.

비거리도 괜찮고 스핀이 많이 먹기 때문에 그린 근처의 플레이에서도 좋은 성능을 발휘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포 피스 볼, 심지어는 테일러메이드의 파이브 피스 볼까지 출현했다. 제조사의 주장에 따르자면 비거리는 투 피스 볼만큼 나오면서도 스핀 성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한다. 투 피스 볼의 가격은 한 다즌에 3만원 정도지만 스리 피스, 포 피스 볼은 그 두 배인 6만원을 호가한다.

비공인 골프공도 아마추어 골퍼들의 관심을 끈다. 규칙상 골프공의 무게는 45.93g을 넘지 못한다. 무거울수록 비거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게를 48g으로 한 비공인 골프공들이 시장에서 팔린다. 드라이버로 티샷을 할 때 약 10∼15야드가 더 날아간다.

요즘엔 감마선을 쬔 골프공까지 등장했다. 감마선을 쬐면 코어의 분자구조가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되기 때문에 골프공에 가해진 에너지가 날아가는 용도로만 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이 없는 것처럼 감마선을 쬔 골프공은 약간 비거리가 늘어나지만 이상하게 잘 휘어져서 OB나 해저드 지역에 빠지는 일이 많다.

골프공의 새로운 트렌드는 컬러다. 오렌지색 · 핑크색 · 형광색 등 형형색색의 골프공들을 필드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러프에 빠진 볼을 찾기 쉽고, 페어웨이에 있더라도 쉽게 자기 볼을 식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색깔이 있는 골프공의 성능은 기능 면에서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