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주도의 클라우드 컴퓨팅 단말기 시장에서 토종 벤처기업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참신하다. 불모지에 가깝던 임베디드 단말기 시장에 대기업도 아닌 중소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니 눈여겨볼 만하다.
사실 컴퓨팅 하드웨어 시장은 한때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도전했지만, 글로벌 공룡들과 경쟁에서 밀려 철수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나노레볼루션`이라는 중소기업의 새로운 도전은 어쩌면 기업명 `레볼루션`처럼 `혁명적인 도전`이 될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소식은 이 기업의 초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GS25, 강원랜드, 동국제강 등 굴지의 국내 기업에 잇따라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초창기 클라우드 컴퓨팅 단말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그동안 HP, 후지쯔 등의 다국적 기업이 강세를 보여온 이 시장에서 국산 대 외산 시장경쟁이라는 특이한 현상을 목격하는 일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도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무엇보다 떠오르는 클라우드 컴퓨팅 단말기 시장에 드디어 한국 기업도 출사표를 던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공공기관 정책 당국자들은 공공 클라우드를 선제적으로 투자하려 했지만 결국 하드웨어를 모두 다국적 기업이 공급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공공 예산으로 시장을 키우는 것이 자칫 다국적 기업의 배를 불리게 한다는 딜레마였다. 국내 기업들도 제품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어서 비싼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한 벤처기업의 도전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 같은 도전은 또 다른 도전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 클라우드 단말기를 외국기업에만 의존할 수 없다. 당국도 이 같은 도전이 나오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