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폐막한 경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총재 회의가 기대이상의 합의를 이끌어냄에 따라 11월 서울 정상회의 성공 개최에 청신호가 켜졌다.
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들은 23일 이틀간 진행된 경주회의를 마치며 코뮈니케를 통해 환율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 제도를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하기로 했다. 또 경상수지 규모를 지속 가능한 수준 내에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관리키로 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이전을 6%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G20은 코뮈니케에서 환율갈등과 관련,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시장 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한다”고 의견을 모았으며, 환율과 밀접한 연관을 맺는 경상수지에 대해서도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책 수단을 추구한다”고 합의했다.
이에 따라 각 국이 앞 다퉈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최근의 사태는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논쟁은 이것으로 종식될 것”이라면서 “코뮈니케에서 환율 관련 표현이 `시장지향적`에서 `시장결정적`으로 바뀐 것은 환율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거시 건전성 시스템이 강화되고 시장의 역할이 강화된다는 뜻으로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 지분 개혁은 경제 규모에 비해 쿼터가 많은 선진국 진영이 과소 대표되고 있는 신흥 · 개도국에 2012년 연차총회 시까지 6%이상 이전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이전 규모인 5% 이상보다 1%포인트 상향된 것이다.
이는 세계 경제 권력의 이동을 의미하는 IMF 쿼터 개혁과 환율을 놓고 선진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 · 개도국 사이에 `빅딜`이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중국은 이를 통해 IMF 쿼터가 6위에서 미국 · 일본에 이은 3위까지 올라가게 됐다. 세계 경제 권력의 `빅3`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대 이상의 경주 합의에 성공하면서 다음달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전망은 애초보다 밝아졌다. 이번 합의가 나오기 전에는 환율 난관에 봉착해 다른 의제의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서울 정상회의에서 보다 진전된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세계 경제의 중장기 균형성장 프레임워크 추진을 위한 액션플랜에 합의할 예정인 만큼 환율 해법이 더 정교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번에 빠진 GDP 대비 목표 수치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내년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으로서는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평가절상이 이뤄지면 원화의 동반 절상을 불러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또 우리나라의 IMF 쿼터가 18위에서 16위로 두 계단 상승하게 되면서 긍정적 평가를 낳고 있지만 한국의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다소 저평가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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