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토털에너지솔루션 공급자가 되는 것이 대성그룹의 목표입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의 시선은 이미 21세기 인류의 번영을 위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물 · 식량 · 에너지 공급을 향해 있었다.
그 일환으로 올해 몽골 만다흐에 이어 카자흐스탄 · 방글라데시 · 에티오피아에 진출하며 대성의 독자적 신재생에너지 기술인 `솔라윈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상용화시키고, 앞으로도 에너지 빈곤국을 대상으로 그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대성그룹은 지난 5월부터 카자흐스탄 비계통 지역 마을에 솔라윈을 설치해서 무공해 전력을 지역 주민에게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곳에 에너지 자립형 그린 빌리지 조성도 병행할 예정이다.
7월부터는 방글라데시 비계통 지역에 20개의 태양광 펌핑 시스템과 1250개의 솔라홈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개용 펌프와 가정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2012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몽골의 나란 · 울란바토르 지역에 사막화 방지와 지역 전력 공급을 위해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한 복합발전시스템, 솔라윈을 구축해 왔다”며 “이번 만다흐 사업은 그런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글로벌 청정에너지 사업으로, 생산되는 전력은 만다흐 지역에 거주하는 150가구 400여명의 주민에게 공급, 전력의 일부는 생활용수와 농작물 재배를 위한 지하수 펌핑 시스템에 활용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대성그룹의 또 하나 중요한 프로젝트인 국내 최초 타워형 태양열 발전시스템 건설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며 “내년 완공을 목표로 올 해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간 이 사업은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아 대구의 7000여평의 부지에 60m높이의 타워와 반사경 등 시스템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두가 태양광만 매달려 있을 때 국내에서는 아직 전인미답의 영역인 태양열 발전의 핵심기술을 한 단계 진화시켜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야심이다.
김 회장은 “2020년까지 전 세계 태양열발전시장의 1%(약 1조원)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철저한 신기술 개발과 노하우축적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되기 위해선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며 “대성그룹은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매립가스(LFG), 솔라윈, 그리고 태양열 발전시스템에 진출해 현재까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고, 이 사업이 앞으로 대성그룹이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국내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분야 진출이 다소 늦은 것을 한탄했다.
그는 “사실 우리나라가 풍력이나 태양광 등을 좀 일찍 시작했으면 잘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지금 후발주자로 시장에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가 제시한 것은 해외 유수의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를 도입하는 목적은 국내 신재생에너지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인데, 대규모 공기업들이 중소 중견 민간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고형연료제품(RDF)발전소 건설 등의 분야까지 참가하며 다른 민간 기업들의 참여의지를 꺾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업들이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국내에서 다른 민간 기업들과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공기업들은 해외에 나가서 태양광 · 풍력 등 핵심 기술을 갖춘 중소 중견 기업을 발굴하고 인수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자칫 RPS사업이 추진돼 국내 시장이 커진다 해도 인도 · 중국 업체들이 들어와서 자신들의 제품을 팔아먹는 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또한 김 회장은 “원자력에 국력을 모아서 비교우위에서 절대우위로 올라섰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모든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에너지 분야에서 우리가 경쟁력 있는 것은 원자력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사업을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고,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 수주로 우리나라 원전산업 위상이 한껏 높아졌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해외 에너지 시장에 진출해 더 많은 성과를 올려야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3대구세계에너지총회 수석부위원장이기도 한 김 회장은 대구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방지 가장 좋은 에너지효율 향상과 원자력을 주요 어젠다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달 열린 2010몬트리올세계에너지총회에는 약 5000여 명의 에너지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석했지만, 총회의 주제인 지속가능성이 너무 포괄적이었고, 세계 각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어 결국은 원론적인 내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립의 배경에는 에너지 수급 상황과 경제 수준으로 나누어져 있는 4개 그룹의 입장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A그룹(에너지수입 선진국)은 에너지 수출국들이 OPEC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생산자 카르텔을 구축해 공급을 조절하고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B그룹(에너지수출 개도국)은 선진국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조절하고 있으며 투기를 일삼아 급격한 유가 폭등과 폭락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책임을 A그룹에 돌리고 있다.
이들 두 그룹은 지난 수십 년간 소통 없이 냉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C그룹(에너지수입 개도국, 한국)과 D그룹(에너지수출 선진국)은 국제에너지시장에서의 발언권이 그리 크지 않은 탓도 있지만 주요 이슈에 대해 침묵하는 경향이 크다.
김 회장은 “지금 에너지 시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Sustainable Partnership)”이라며 “이를 통해 에너지 수출국과 수입국,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그리고 에너지 과잉 사용국과 에너지 빈곤국 간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전 세계에너지 전문가들이 대구에서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위한 상생을 논의하고 딜레마에 빠진 에너지와 기후변화 이슈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역대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또 “몬트리올 총회에는 중국과 에너지 변방국인 여러 아시아 국가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이 때문에 차기 총회에서는 모든 에너지 국가들이 자신의 입장을 편안하게 개진할 수 있는 주제인 에너지효율과 에너지 빈곤을 제시하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 없이 생활하는 15억 명, 좀 더 범주를 확대할 경우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겪고 있는 에너지 빈곤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는 것과 에너지 효율에 대한 논의는 어느 누구도 손해 볼게 없는 주제”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구 에너지총회는 단순히 우리나라만의 대회가 아니라 아시아의 국가들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대회라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구총회를 유치하기 위해서 12개국을 방문하며, 110일 해외체류 그리고 순방거리 약 30만km라는 기록을 세웠던 2008년 때와 같이 꾸준한 에너지 외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회장은 대구총회 유치에 많은 도움을 준 중국의 장궈바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과 일본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 아시아권의 국가와 기업의 참여가 활발히 진행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정리=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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