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12개 이상의 팹 투자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내년 반도체 경기도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회사인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AMAT)에서 반도체 장비 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랜디어 타쿠르 부사장이 최근 고객 방문 및 한국지사 미팅을 위해 방한했다. 26일 본지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D램 가격 급락 등 반도체 경기가 다시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올해는 반도체 모든 분야에서 투자가 확대됐지만 스마트패트 시장 확대 등으로 내년에는 플래시, 로직 분야의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며 “D램 분야를 제외하고는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지난해 전 세계 금융위기로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120억~13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두 배 이상 커진 260억~280억달러로 확대됐다”며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의 반도체 사업부문은 전년 대비 160% 성장했다”고 말했다.
450㎜ 팹과 관련된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의 전략에 대해 “제품이 공식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답할 수 없다”라면서도 “고객과 긴밀히 협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300㎜ 팹 역시 당초 예상과는 4, 5년 가까이 도입 시점이 지연됐다”며 “EUV(리소그라피), ALD(원자층 증착장비), CVD(화학증착장비), 재료 등 모든 부분이 바뀌어야 하는 만큼 450㎜팹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당초 업계에서 예측한 2012년 파일럿 팹이 지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한국고객과의 협력에 대해서 “우리는 한국의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어플라이드의 반도체 기술은 지난 35년간 트랜지스터 생산비용을 2000만분의 1로 줄였으며 TV 크기를 같은 비용으로 20%씩 키울 수 있게 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매년 한국에서 4억달러(5000억원) 상당의 부품 구매를 하면서 한국기업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며 “앞으로 반도체 ·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태양광, LED 사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타쿠르 부사장은 “향후 10년을 내다보면 반도체 시장은 긍정적”이라며 “지난해에 전혀 시장이 없었던 스마트패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헬스, 게임 분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도 · 중국 등 신흥 시장의 부상도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가는 동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는 1만3000명의 직원과 80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 회사로 지난해에는 경기위축으로 5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2배 정도 성장한 90억~1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