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이사장 `기대반 우려반`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신임 이사장에 이재구 전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이 선임됐다.

이에 대해 대덕특구인들은 예상대로 신임 이사장이 낙하산으로 내려와 잠시 거쳐가는 인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와 3대째 힘있는(?) 기획재정부 출신이 기관장으로 내려와 예산확보나 특구의 업무추진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를 동시에 드러내 귀추가 주목된다.

대덕특구지원본부는 26일 유성호텔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제3대 이사장에 이재구씨를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이씨는 이르면 이달 말 지식경제부장관의 승인을 거쳐 이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대덕특구본부측 관계자는 “광주와 대구에도 연구개발 특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덕이 맏형 노릇을 하기 위해서는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물이 필요한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판단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당초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이사회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공모 당시부터 제기됐던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예상대로 현실화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신임 이사장은 강계두 전 이사장이 지난 7월 광주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대덕특구본부의 새로운 이사장으로 일찌감치 거론됐으며, 공모가 시작되자마자 기재부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직을 그만두고 응모해 사실상 정부로부터 낙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상민 의원은 이에 대해 “대덕특구의 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대폭 줄어든데다 이사장 역시 합당한 자격을 갖춘 인물이 선임되지 않아 대덕특구는 이제 보통구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며 “지경부 장관은 이번 이사회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제대로 검증이 된 인물을 다시 선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열린 이사회를 둘러싸고도 이견이 제기됐다. 총 7명의 이사 중 3명이 정부측 인사인데다 일부 이사들도 정부측의 눈치를 봐야 하는 과학기술계 인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이사회에는 기재부 예산 담당 관계자도 참석해 대덕특구의 내년도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며 특정인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에 참여했던 모 이사는 “기재부 국장 등 정부측 인사들이 다수 참석한데다 분위기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덕특구본부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는 공정하게 진행됐다”면서 “지경부 장관의 임명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이사장 취임 시기는 늦어도 내달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