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이 다음달 10~12일 G20 정상회의에 맞춰 열리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 총출동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와 CEO 12명은 다음달 10일 열릴 만찬을 시작으로 11일 분과별 회의에 참석한다. 일부 CEO는 12일로 예정된 업종별 회의에도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총수들은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무역투자,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4개 분과 12개 워킹그룹에 소속돼 각각의 주제를 놓고 토론과 협의를 거쳐 보고서를 작성해 G20 정상회의에 상정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무역투자분과 무역확대방안 워킹그룹에 참여해 자유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10일과 11일 만찬 등에도 모두 참석해 글로벌 CEO들과 교류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0일 만찬과 11일 개막총회에 참석한 뒤 연이어 열리는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는 무역투자분과 산하의 `중소기업 육성`을 주제로 한 워킹그룹에 참석한다.
구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등 LG의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기초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들과 다양한 논의를 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2개 워킹그룹의 개별 의장격인 `컨비너(Convener)`에 한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최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녹색성장 의제의 소주제 중 하나인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컨비너를 맡게 된다.
최 회장이 주재하는 회의의 주요 주제는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성의 향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향후 5년간 신재생에너지의 사용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녹색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떤 조치들을 취해야 하는가 등이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과 중에서도 `의료 및 아프리카` 워킹그룹에 속해 있다. 의사 출신인 박 회장은 이번 회의 때 개도국의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도국의 경제성장에 있어서 인프라구축, 인재육성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 특히 민관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과에 참여해 주요 국가들 공통의 고민거리인 청년실업 해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신 부회장은 롯데그룹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유통ㆍ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청년고용에 기여한 경험을 나누고 앞으로의 비전이나 해결과제 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금융분과의 `인프라ㆍR&D` 워킹그룹에 참가한다. 김 회장은 이번 서밋을 통해 해외 자원개발 사업 추진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김 회장은 천연자원 투자 개발 등 실물과 금융의 양축을 연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김 회장과 같은 워킹그룹에 참여해 개도국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효과적인 자금 지원 방향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녹색성장 분과에 참석해 풍력발전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베스타드(VESTAD)의 CEO 디틀레프 엥겔(Ditlev Engel) 사장과 함께 `녹색일자리`를 주제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녹색성장 분과 `에너지 효율` 워킹그룹에 참여해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방안에 대해 토론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일정이 겹쳐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G20 비즈니스 서밋 주최측에서 10일 만찬 때 참석해 달라고 요청해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번 G20 비즈니스 서밋에는 국내 재계 총수뿐 아니라 스티브 그린 HSBC 회장, 마웨이화 중국 자오상은행 CEO,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회장, 페터 브라베크 레트마테 네슬레 회장 등 글로벌 CEO도 111명가량 참석한다.
분과회의 다음날인 12일에는 금융, 에너지, 철강 분야 업종별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11일 분과별 회의가 글로벌 어젠더 중심이라면 12일 업종별 회의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미팅의 성격을 갖고 있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각각 에너지, 철강업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기로 했다.
G20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 관계자는 "참석 CEO들에게 다음달 12일의 업종별 회의 참석 여부를 물은 결과 금융, 에너지, 철강 분야 글로벌 CEO들이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들 업종을 대표하는 국내 기업인들이 회의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문일호 기자/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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