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개혁 드라이브

"임원들이 솔선수범해야 하고 현장이 중요하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임원들에게 회사를 살리는 데 솔선수범해 줄 것을 당부하면서 생산현장이 중요하다는 뜻도 피력했다.

구 부회장은 최근 내부직원끼리 골프를 치지 말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골프는 업무상 일이나 고객 접대 등에 필요할 때 치라"며 "주말에도 열심히 일하는 회사가 많던데 내부 사람끼리 주말에 골프 칠 필요가 있겠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내부 사람끼리는 골프를 통하지 않고도 일과 후 술자리 등에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G 관계자는 임원들에게 솔선수범해서 일해 줄 것을 주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주로 주말골프를 치는 직책이 임원들인 만큼 업무상 필요치 않으면 골프장에 나가지 말고 시급한 일이 있으면 주말에도 출근해 이를 해결할 것을 당부한 것이라는 의미다.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 이 효과가 일반직원들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 부회장은 생산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뜻도 밝혔다. 그는 최근 스탭부문 임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생산)라인이 아닌 여러분은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라인은 45세에 (임원) 승진되고 스탭은 50세에 승진"이라는 표현을 쓰며 생산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에서 라인은 생산라인, 연구개발(R&D), 품질관리, 영업 등 현장 조직을 말하며 스탭은 경영지원, 재경, 노경, 인사 등의 조직을 뜻한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실속 있게 일하고 제조업의 핵심인 현장에서 직접 뛰는 인재를 중시하는 것은 LG그룹의 철학이기도 하다. 이런 철학에 따라 조만간 단행될 LG전자 조직 개편에서도 현장조직을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탭의 유사 기능을 통폐합하고 슬림화함으로써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방법도 논의되고 있다.

지난 1일 LG전자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구 부회장은 신속한 개혁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특히 직원들에게 `스마트하게 일하고 집요하게 파고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스마트`를 주문한 것은 `선택과 집중`의 의미로 분석된다. 필요 없는 것들을 쳐내고 핵심적 일을 꼼꼼하고 확실하게 처리하라는 얘기다.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데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이 아니면 과감하게 생략하고 버려서 집중도를 높이라고 주문한 것이다.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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