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통신 3사가 전국 초 · 중 · 고 교육기관에 정보통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했다. 지난 5년간 시 · 도 교육청 사업에 불참했던 KT가 새로 가세하면서 기존 시장을 놓고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통신사들의 경쟁이 격화되자 몇몇 교육청은 인터넷 사용료를 모두 통신시설에 재투자하는 등 `출혈경쟁`을 공공연하게 요구, 피해가 고스란히 통신사 협력 중소기업에 전가될 것으로 우려됐다.
27일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전국 시 · 도 교육청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 사업자 계약의 5년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새로운 제공사업자로 KT, LG, SK 등 통신 3사를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자들은 연말까지 시 · 도교육청들과 각각 계약을 맺고 향후 3년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들 통신 3사는 향후 3년간 2500억여원대에 달하는 전국 시 · 도 교육청의 인터넷 사용료 시장을 놓고 연말까지 각 교육청의 사업자 선정전에서 피말리는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시장점유율은 KT가 시 · 도 교육청 사업에 불참하면서 LG가 60% 가량을 차지하며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KT는 그동안 시 · 도교육청을 제외한 7개 광역시 교육청 시장에 주력했으나 전체 점유율은 20% 안팎에 머물렀다. SK도 충청도를 중심으로 2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KT는 지난 5년간 공백을 깨고 이번에 시 · 도 교육청 시장에 새로 진출하면서 시장점유율에서 LG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다는 내부 목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존 시장을 지키려는 LG와 SK와 출혈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현재 16개 교육청 가운데 울산에서만 공식 발주가 나왔지만, 연말까지 모든 교육청이 계약을 경신해야 해 이미 입찰제안요청서 등은 거의 만들어진 상태”라며 “통신사간 출혈경쟁이 심해지자 어떤 지방 교육청은 원래 교육청 예산으로 투자해야 할 장비들을 통신사 수입으로 잡히는 인터넷 사용료를 재투자해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 협력 중소업체 한 임원은 “교육청들이 경쟁 격화에 편승해 사업비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필요한 장비 구축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장기적인 시장 확보 차원에서 원가 이하의 입찰에도 응할 태세”라며 “만약 저가 낙찰을 받으면 시설 구축을 직접 맡는 중소 협력사가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원가 이하에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허정회 정보화진흥원 팀장은 “중소 협력사들의 경우 통신사들이 요구하면 밑지더라도 원가 이하에 공급할 수밖에 없다며 진흥원에 이런 어려움을 호소해오기도 한다”며 “각 교육청의 요구가 불합리하다면 통신사들이 응하지 않으면 되지만 지금은 그런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아 결국 중소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처지지만 시장원리 이외에는 교육청이든, 통신사든 이를 관리 감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지난 2005년 1차 교육기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사업자 선정에 사업성이 없다며 불참해 지난 5년간 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시 · 도 교육청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