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토크] 레오폴드 FC200R 라이트 텐키레스

[블로거토크] 레오폴드 FC200R 라이트 텐키레스

타자를 자주 치는 사람에게 `기계식 키보드`는 한 번쯤 구매를 고려해 볼 만한 기호품이다. 자신에게 맞는 좋은 키보드를 사용하면 특유의 키 감 덕분에 타이핑 자체를 즐길 수 있고 실제 장시간 사용 시 손가락의 피로도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종류별로 다양한 키보드를 수집하거나 키캡을 바꿔 끼움으로써 자신만의 키보드를 만드는 취미 생활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다만 기계식 키보드는 멤브레인 방식의 보급형 키보드보다 보통 3~4배 이상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선뜻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레오폴드의 FC200R 라이트 텐키레스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이나 기계식 키보드 입문자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본래 FC200R은 대만 OEM을 통해 여러 브랜드로 출시되어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풀사이즈 기계식 키보드다. 최근 레오폴드는 FC200R에서 숫자 키패드를 없앤 87키 텐키레스(Tenkeyless) 키보드 2종을 출시했는데 독일 체리(Cherry) MX축을 그대로 사용한 제품이 FC200R 텐키레스(12만 5000원)이고 체리 축 대신 대만산 알프스 호환키를 사용하면서 몇 가지 특징적인 요소를 제거한 보급형 모델이 FC200R 라이트 텐키레스(8만5000원)다.

기계식 키보드는 각각의 키를 받치고 있는 축의 종류에 따라 입력감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축을 찾는 게 중요하다.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며 보급형인 FC200R 라이트의 알프스 호환축도 입문자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키감을 제공한다.

다만 클릭형이라 키감이 경쾌한 대신 소리가 꽤 큰 편이다. 사무실에서는 신경 쓰이는 수준의 소음을 내므로 가급적 어느 정도 방음이 되는 공간이나 집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FC200R 라이트는 원가 절감을 위해 축 종류가 다른 것 외에도 `CapsLock` `ScrollLock` 키에 쓰였던 푸른색 LED 키캡 대신 일반 키캡이 사용되고 엠보싱 처리된 윈도키 대신 레이저 인쇄된 XP 키가 사용되는 등 상위 제품과 크고 작은 차이가 있다.

키의 재질이나 레이저 각인 방식, 그리고 뒷면의 미끄럼 방지 패드와 유선형 스텝스컬쳐2 구조는 거의 같다. 키보드와 PC 본체를 연결하는 USB 케이블은 분리가 가능해 휴대가 용이하며 연결할 때에도 케이블을 상단이나 좌 · 우측 중 원하는 곳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세 방향에 모두 홈이 파여져 있어 좋다.

보급형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오렌지 키 캡 한 개와 아크릴 커버를 기본 제공하는 것도 눈에 띈다. 아크릴 커버는 키보드를 장시간 사용하지 않을 때 먼지 등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준다. 고급 키보드에 제공되는 커버에 비하면 다소 부실한 게 사실이지만 본연의 용도로서 기능하기엔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영문 87키 배열을 기준으로 한글화 각인을 했기 때문에 한 · 영 전환키를 겸하는 우측 `Alt` 키의 위치가 약간 오른쪽으로 깊어 불편하다는 점과 일부 USB 허브에서 인식이 안 되는 문제는 다소 아쉽다.



이동준 스마트가젯 운영자 www.smartgadget.kr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