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김동규 소니에릭슨 시니어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

[이사람] 김동규 소니에릭슨 시니어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

“손 안에서 녹아내리는 비누처럼 제2의 피부와 같은 느낌을 사용자들에게 안겨 줄 것입니다.”

28일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사 소니에릭슨의 스웨덴 본사에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근무 중인 김동규 시니어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35)는 다음달 국내 출시를 앞둔 `엑스페리아X10 미니`의 디자인 컨셉트를 이렇게 정의했다.

이미 유럽시장에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X10 미니`는 김 수석 디자이너가 전체적인 디자인과 사용자경험(UX)를 진두지휘한 `세계 최소, 초경량` 스마트폰이다.

그는 “X10 미니는 디자인 초기단계부터 기존 MP3플레이어에 스마트폰의 기능을 넣겠다는 컨셉트를 분명히 하고 시작했다”며 디자인 개발과정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크기 검토에 나선 그는 작은 것에 대한 가치에 주목하고 기존 소형 음악플레이어를 대체할 수준의 `가능한 작은 크기`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와 함께 `한 손으로도 충분히 제어되는 스마트폰`이라는 포인트가 반영돼 X10 미니의 혁신적인 디자인과 사용자 환경(UI)이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서울과학기술대(옛 서울산업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기업 컨티늄(CONTINUUM)의 한국지사를 거쳐 지난 2008년부터 소니에릭슨의 제품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다. 그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출시되는 소니에릭슨 제품의 디자인 전략에 우리의 정서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2006년 산업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디자인 리더`로 선정되는 등 국내에서도 탁월한 디자인 감각과 재능을 인정받았다.

소니 에릭슨에서 `야리(YARI)` `퓨어네스(PURENESS)` 등 여러 제품의 디자인을 담당하며 유럽 산업 디자인계의 주목을 받은 그는 올해의 전략 디자인 제품인 X10미니를 통해 `2010 독일 레드닷 어워드`와 `2010 유럽영상음향협회(EISA) 베스트 제품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소니에릭슨의 디자인 컨셉트는 아름다움보다 새로운 가치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고 이런 철학이 반영된 제품들이 세상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소니 `워크맨`이 출시돼 음악시장의 판도를 바꾼데 이어 2005년 출시된 `워크맨폰` 역시 유럽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오며 `모바일 뮤직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을 예로 들며 패러다임 변화을 이끄는 디자인의 힘을 강조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