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D) 산업에서 15년 이상 일했다. 1996년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에 갔다가 놀랐다. 대형 아이맥스 영화관과 4D 실감 영화관을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꼭 해보겠다고 맘먹었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한국에서 3D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영화 `아바타`가 나온 이후, 그나마 인식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3D 산업을 선점하려면 세가지가 필요하다. 첫째가 콘텐츠다. 사람의 마음을 끌어 당기려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지갑이 열린다. 눈높이도 높아졌다. 단순한 입체영상으로는 마음을 잡기 힘들다.
둘째가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다. 지상파 방송은 수용자가 직접 돈을 지불하는 구조가 아니다. 영화나 공연과는 확연히 다르다. 수용자가 직접 돈을 내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가 인력양성이다. 아직 국내는 3D 장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많지 않다. 고가의 장비를 맘껏 써볼 기회도 적다. 또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인력도 많지 않다. 이런 점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개념을 잡는 시기는 지났다. 3D가 각광받고 있다고 해서 모두 뛰어들면 비용 대비 수익을 얻기 힘들다. 정부부처 간 교통정리도 필요하며, 어떤 부분에 집중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할 시기다.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 보다, 미래를 위해 사과나무를 심는다는 각오로 투자와 집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