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 "카메라 신제품을 잡아라"

니콘이미징코리아는 28일 GS홈쇼핑을 통해 DSLR 카메라 `D7000`의 첫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방송 10분만에 전량 매진됐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28일 GS홈쇼핑을 통해 DSLR 카메라 `D7000`의 첫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방송 10분만에 전량 매진됐다.

지난달 28일 GS샵은 방송을 통해 니콘의 렌즈 교환식(DSLR) 카메라 `D7000`을 판매했다. 이날 10분만에 준비된 수량이 모두 매진됐다. 밤 11시45분이라는 늦은 시간대 편성임에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 것. 카메라 업계가 최근 신제품을 처음 판매하는 경로로 홈쇼핑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광고 효과와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물량 확보를 위한 눈치작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28일 매진을 기록한 니콘 D7000 이전에도 올해 출시된 히트 상품 중 대다수가 홈쇼핑을 통해 먼저 판매됐다. 지난 6월 21일 미러리스 카메라 `넥스5`를 CJ오쇼핑에서 선보인 소니는 17분 만에 준비된 수량을 모두 팔았다. 캐논은 올 2월 DSLR 카메라 신제품 `EOS 550D` 출시 기념 판매를 롯데홈쇼핑에서 진행했다. 올림푸스도 미러리스 카메라 `펜 E-P1`과 `E-PL1`의 출시를 기념해 각각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롯데홈쇼핑에서 판매했다.

이처럼 신제품 정식 판매 개시일과 홈쇼핑 방송 편성을 맞추는 데는 광고 효과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TV CF의 경우, 방영 시간이 대개 15~20초. 제품 사양을 자세히 알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반면 홈쇼핑은 30분에서 1시간가량 한 제품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노영종 GS샵 가전디지털팀 MD는 “화소수 · 연사 · 감도 등 구체적인 사양을 꼼꼼히 확인한 후에야 구매로 이어지는 카메라의 특성 상, 홈쇼핑이 매출 외에도 광고 효과가 크다고 보는 것이 최근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는 출시된 지 시간이 지나 상품성을 검증받은 품목을 주로 편성하는 PC · 휴대폰 등과는 대조적이다.

홈쇼핑을 통하면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소문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홈쇼핑 판매가가 인터넷 최저가보다 싼 경우도 있다. 각종 쿠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때문에 SLR클럽 등의 카메라 사용자 커뮤니티에서는 방송 일정을 문의하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실제 홈쇼핑에서 카메라 매출액과 편성 시간도 늘어났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올해 카메라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30%가량 늘었다. 방송 편성 시간도 지난해에 비해 10.7% 증가했다.

카메라 신제품을 편성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해졌다. 제품 확보 수량을 방송에서 밝히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상반기만 해도 방송을 시작할 때 진행자가 `500대 한정 수량` 등을 언급했으나, 최근에는 이런 말을 듣기 어렵다. 특정 홈쇼핑에 많은 물량을 공급할 경우, 타 홈쇼핑에서 바로 불만을 제기하기 때문. 한 카메라 업체 관계자는 “카메라가 인기가 많다보니 홈쇼핑 업체 간 물량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며 “다른 홈쇼핑에 더 많은 물량이 배정된 것을 알게 되면 `왜 우리에게는 조금 밖에 확보를 못 해주냐`는 불만이 바로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표. 각 카메라 업체의 홈쇼핑 첫 방송 일시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