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광다이오드(LED) 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일부 원자재 수급난이 해소됐지만 특수가스인 삼중메틸갈륨(TMG)만은 좀처럼 공급부족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주요 TMG 공급사인 다우케미칼 증설분이 내년 2분기께 시장에 풀릴 예정이어서 LED 업체 가동률이 높아질 내년 1분기 TMG `파동`까지 예고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용 특수가스 업체들이 TMG 설비 신 ·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수급난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TMG는 사파이어 웨이퍼 위에 질화갈륨(GaN) 층을 형성시켜 주는 핵심 소재다. 미국 다우케미칼 · 시그마알드리치, 네덜란드 `악조노벨` 3사가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강한 인화성 탓에 항공운송이 불가능하고 증설을 위해 대규모 플랜트 투자가 필요해 수급 안정화 속도가 더디다.
국제 TMG 가격은 2년 전 1그램 당 2달러 안팎이던 것이 최근 3~4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올해 초 6~1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ED 시장이 소강상태에 들어가면서 그나마 공급부족 현상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만 · 중국 LED 업체들이 생산능력 확장이 이어지면서 내년 1분기 극심한 수급난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존 업체들의 증설은 물론 국내 업체들의 신설 투자가 이어 지고 있다.
레이크엘이디(대표 김진동)는 충청남도 연기군에 연산 24톤 규모의 TMG 생산설비를 갖추었으며, 이르면 연말 안에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 반도체 장비 · 소재 전문업체 `ATMI`사로부터 3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유피케미칼(대표 신현국)은 미국 삼중메틸알루미늄(TMA) 전문회사 켐츄라와 총 100억원을 투자해 국내 TMG 생산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합작사는 내년 말까지 경기도에 연산 30톤 규모의 TMG 생산 설비를 완공할 계획이다.
국내에 가장 많은 TMG를 공급 중인 다우케미칼도 내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충남 천안에 TMG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다우케미칼이 미국 이외 지역에 TMG 라인을 세우는 것은 한국이 처음으로 그 만큼 국내 TMG 수급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LED 후방산업에서 TMG는 사파이어 웨이퍼와 함께 공급난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품목”이라며 “일부 업체 및 대학 연구소에서는 TMG가 없어 장비 가동을 못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삼중메틸갈륨(TMG)=LED 에피웨이퍼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1000∼1200도로 가열된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내부에 TMG와 나이트로젠 가스를 주입하면 사파이어 웨이퍼 표면에 질화갈륨(GaN) 층을 형성시킨다. TMG의 순도와 품질에 따라 LED 밝기와 신뢰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