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2의 LED 협력사 루멘스, 대주주 지분 매물로

삼성LED에 이어 삼성전자 제2의 발광다이오드(LED) 협력사인 루멘스의 주인이 바뀔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루멘스(대표 유태경) 최대주주인 이경재 사장은 자신과 특수관계인 보유지분 약 15.5%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국내 대기업인 D사 · K사를 비롯해 국내외 IT 관련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준 이 회사 시가총액은 3688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합칠 경우 인수금액은 최고 600억~700억원선 안팎이 될 전망이다.

루멘스의 대주주 지분 매각 소문은 이미 지난 4월 이전부터 증권시장을 중심으로 전파돼 왔다. 4월에는 중견기업인 I그룹의 LED 패키지 업체에도 지분 인수를 제안했지만 가격조건 등이 일치하지 않아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LED TV`가 히트를 치면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 루멘스가 M&A 시장 매물로 나온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서는 전공정(칩) 설비가 전혀 없는 루멘스가 갈수록 마진이 박해지는 LED 시장에서 더 이상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다. 루멘스는 후공정인 패키지 경쟁력이 높지만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전공정 설비는 전혀 없다. 따라서 LED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LED 칩을 대만 에피스타 · 포에피 등으로부터 전량 수입해 사용한다. 이 회사는 LED 칩 등 원재료 구입 비용으로 지난해 연간 1149억원, 올해 1분기 376억원을 지출했다. 1분기 매출 505억원의 74%에 달하는 액수다. 삼성LED · LG이노텍 등 LED칩부터 패키지 · 모듈까지 전체 공정을 내재화한 회사들과는 향후 경쟁에서 열세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루멘스 지분인수를 추진 중인 D사는 계열사에서 반도체 파운드리와 LED 조명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향후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및 팹 공정에 대한 동반투자가 이뤄지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다. K사는 LED 칩에서 조명까지 `풀 라인업`을 갖춘 회사라는 점에서 역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지난 8월에는 삼성전자 TV용 LED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양사 모두 그룹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루멘스가 어디에 매각되는냐가 앞으로 사업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D사나 K사라면 사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루멘스는 3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 일부 지분에 대해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며 “매각 지분 비율이 어느 정도가 될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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