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발 미국행 항공 화물에 폭발물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전 세계 공항에 테러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9일에는 영국 이스트미들랜드 공항에서 폭발물이 발견된데 이어 다음날에는 두바이 공항에서도 발견됐다. G20을 앞두고 해외 송유관이 터진 우리나라도 긴장 속에 보안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두 건의 폭발물은 모두 군용 고폭발물질인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ETN)`로 확인됐다. 니트로글리세린 계열로 TNT보다 충격에 민감하여 소량으로도 강력한 폭발력을 보이는 PETN은 무색 무취의 고성능 폭발물이다. 보통의 공항에 설치되어 있는 검색장비인 금속탐지기나 X선 검색기로는 감지가 어렵다. 금속물질이나 액체가 아니며, 옷 속에 소량을 감춰둘 경우 찾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보다 40배나 더 많은 약 2억개의 후각세포를 지닌 개는 이러한 폭발물의 미세한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서울대 수의과대 이병천 교수팀이 동물복제 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의 복제탐지견이 투피(Toppy)를 탄생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훈련시키기가 매우 어려우며 조건에 따라 탐지 능력의 편차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또 덩치가 큰 탐지견의 경우 승객에게 위협적일 수 있고 탐지견의 수도 그리 많지 않다.
앞으로는 작은 곤충도 폭발물 탐지에 투입될 전망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은 지난 2004년 박각시나방을 훈련시켜 플라스틱 폭탄을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박각시나방은 짝짓기 할 때 암컷이 분비하는 페로몬 냄새를 200미터 거리에서도 감지할 만큼 후각이 뛰어나다. 특별한 훈련을 거친 박각시나방이 폭탄 냄새를 감지할 때마다 나타내는 독특한 뇌파 패턴을 확인했다고 오하이오 주립대의 연구팀은 밝혔다.
개보다 더 뛰어난 후각능력을 지닌 혁신적인 폭발물 탐지기도 개발됐다. 최근 미국의 스펙트라플루이딕스사가 개발한 이 휴대형 탐지기는 냄새만으로 폭발물의 존재를 알아낸다.
무색 무취인 PETN은 아무리 철저히 밀봉해도 공기 중에 극미량의 화학물질이 누출된다. 이 탐지기는 내장된 센서 칩을 통해 공기 중에 화학물질이 1나노그램(10억분의 1그램)만 섞여 있어도 찾아낼 수 있을 정도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