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 SAP 걷어내고 오라클 ERP로 갈아타다

시스템 유연성 부족을 이유로 전면 교체…그룹 표준 ERP 변경 여부도 관심

산업용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업체 이수페타시스가 SAP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걷어내고 오라클 ERP시스템을 새로 도입한다. 일반적으로 제조분야에서 핵심시스템인 ERP를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다. 특히 SAP ERP에서 오라클 ERP로 윈백 사례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수페타시스는 최근 대구 본사에서 오라클 ERP 시스템 구축을 위한 킥오프 행사를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프로젝트는 지난달 말 시작됐다.

이수페타시스는 그동안 10년 넘게 SAP ERP시스템을 운용해 왔다. SAP ERP는 이수화학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의 표준 ERP 시스템이기도 하다. 이수페타시스는 그동안 SAP ERP의 재무회계 · 생산 · 물류 · 영업 · 자재구매 · 품질관리 · 설비관리 등 다양한 모듈을 사용해 왔다.

SAP ERP가 그룹 표준임에도 불구하고 오라클 ERP로 교체한 배경에 대해 이수페타시스 측은 SAP ERP 제품의 유연성 부족을 꼽았다. 특히 복잡한 PCB 생산 공정의 경우 물류와 회계 기능의 연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원가 계산 시 오류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수페타시스 관계자는 “이번 교체 작업은 1년 넘게 검토한 사안”이라며 “핵심 영역인 생산과 물류 관련 기능에서 오라클 ERP의 강점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수페타시스는 내년 4월 말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2개월간 안정화 단계를 거쳐 ERP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수그룹의 표준 ERP시스템이 오라클로 점진적으로 교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이에 대해 이수시스템 관계자는 “이수페타시스 사례는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그룹의 ERP 시스템을 바꿀 계획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