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목소리 커진 서울합의 나온다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 서울을 향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8일 재무차관회의를 시작으로 사실상 역사적인 막을 올린다. 아시아, 나아가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와 역사의 중심에 서 보는 전례 없는 역사적 일주일이다.

단순한 환율분쟁 중재를 넘어 21세기 새로운 경제질서 창출의 이정표로서 서울합의가 도출돼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선 G20 정상회의를 사흘 앞두고 서울 코엑스에 모이는 재무차관들은 우리나라가 각국에 돌린 `정상 선언문` 초안을 두고 격론에 들어간다. 이어 9일부터는 셰르파(사전교섭대표)들도 별도 회의를 시작한다. 재무차관들이 환율과 금융개혁 등 주로 경제 이슈를, 셰르파들은 국제금융기구 개혁과 개발 등의 이슈를 다룬다.

재무차관과 셰르파 간 격론을 통해 잠정 합의된 사항은 재무장관에 대한 보고를 거쳐 오는 11일 저녁부터 만찬을 겸해 열리는 정상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이때까지 결론 나지 않은 사안은 결국 정상들 몫이다. 국가별 이해관계가 워낙 엇갈리는 만큼 성공적인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넘어야 할 산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하나는 이번 회의가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게 된 역사적 소명을 다하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쥐고 있던 경제권력이 아시아로 넘어온 천재일우의 기회가 지금이고 그 중심에 대한민국이 서 있다.

또 하나는 환율분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하면서 "서울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에 대한)예시적 가이드라인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다만 G20에서 도출되는 합의에 어떤 법적 구속력도 없는 만큼 회원국들은 자국의 이해에 맞는 정책을 선택할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이 대통령은 "합의 사항을 정확하게 준수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동료 국가들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환율분쟁 중재자 역할만으론 서울합의가 소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경제 정혁훈 기자/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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