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경영특강]홍기정 모두투어네트워크 사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011/054407_20101108201250_910_0001.jpg)
“살 뻔하다 죽어버리면 뉴스가 안 되지만 죽을 뻔하다 살면 뉴스가 됩니다.”
여행사 모두투어네트워크는 2005년 코스닥 상장 후 한때 시가총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는 4600원으로, 시총은 380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사람들이 ‘모두투어는 끝났어’라고 했지만, 현재 다시 시가총액이 3000억원을 넘고 주가는 3만8000원에 육박한다.
홍기정 모두투어 사장은 최근 한국능률협회 주최의 ‘불황 뚫고 하이킥, 노사화합으로 턴어라운드 성공한 모두투어’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직원에게 회사의 곳간을 모두 보여주고 믿음과 신뢰를 준 결과 턴어라운드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홍 사장의 설명대로 모두투어는 경제위기와 신종플루 등의 요인이 겹쳐 급격한 위기를 맞았다. 위기 이전 직원을 250명이나 더 뽑았던 선투자가 경영 효율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 때 홍 사장이 택한 처방은 직원에게 철저한 신뢰와 믿음을 주는 비상경영체제다.
그는 “이 위기를 견뎌내면 다시 여행 산업에 호황이 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를 노조를 비롯한 직원에게 설명했다. 직원들이 비교적 설명을 쉽게 받아들고 동참한 것은 매월 월례회의를 통해 실적과 비용을 보고하고 투명한 소통을 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비상경영체제는 쉽지 않았다. 홍 사장은 분기별로 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사업 로드맵을 짰다. 자신부터 솔선수범해 법인카드를 경리과에 반납하고 항공사 등에 대한 모든 접대를 개인 돈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임원 봉금은 50%, 부·차장은 40%, 과장·대리는 35%, 사원은 30%의 봉급을 깎았다. 여기에 900명 직원을 3개월간 3개 조로 나눠 한 달씩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이렇게 2009년 1분기를 보냈더니 오히려 3억5000만원 흑자가 났다.
홍 사장은 “영업을 잘해서 난 수익이 아니라 전 직원이 허리를 졸라맨 결과였다”며 “흑자를 직원들 성과급으로 분배했다”고 말했다. 이에 직원들도 홍 사장의 비상경영에 적극 동조하기 시작했다. 노동부에서 ‘노사한누리상’도 수상했다.
2분기가 되자 새로운 어려움이 생겼다. 직원들이 휴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고객사의 불평이 나오기 시작한 것. 이에 홍 사장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유연근무제를 실시했다. 2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하고, 3분기에는 봉급을 100% 다 줬다.
4분기가 시작할 때는 신종플루가 터졌다. 상황을 봐가면서 10월에는 비상경영 체제로 보내고, 11월 12월에는 정상 체제로 보내면서 난 흑자를 모두 그동안 주지 못한 직원들 월급으로 다 돌렸다. 그렇기 1년간의 비상경영체제가 끝났다.
홍 사장은 “올해는 사상 최대인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이런 결과는 직원에게 신뢰와 믿음과 사랑, 그리고 임금을 잘 줬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소통을 시도한 사장이 아니라 회사의 곳간을 보고 사장의 뜻을 믿어준 직원이 훌륭하다”며 “직원이 만족해야 고객이 감동한다”고 강조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