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고지서에 표시된 작년 8월 전력사용량이 312㎾였는데, 올해는 0㎾로 표시돼 있습니다. 평상시와 똑같이 전기를 쓰면서도 사용량은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인 제주도 구좌읍 동복리 주민 박신홍 씨(65)는 부부가 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전기 요금은 매달 1100원 기본료만 낸다. 박 씨는 “지난 7월 옥사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한 뒤 계량기(스마트미터)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옥상의 3㎾짜리 태양광 발전기가 박씨 가족의 전력사용량을 커버해줄 뿐 아니라, 집안에 설치된 스마트 스위칟스마트 소켓 덕분에 전기가 틈틈이 절약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실증단지 수준에서 전력량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그렇지, 박 씨는 전력 판매가 가능해지면 집에서 쓰고 남은 전기는 한전에 되팔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박 씨는 “처음엔 스마트그리드가 뭔지 잘 몰랐지만, 이렇게 실생활에서 태양광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만들고, 자체 사용량도 줄일 수 있으니 여러모로 생활에 이롭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좌읍 평대리의 주부 조영미 씨(44)는 상대적으로 전기요금 절감 효과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동복리 박 씨의 경우와는 사뭇다른 평가다. 비밀이 뭔지 살펴봤더니, 바로 태양광 발전이다.
조 씨 가구에는 아직 태양광이 설치되지 않았다. 자체 발전이 없다보니, 집안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지능형 관리만으로는 월 1000~2000원 정도의 절약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래도 월 3만5000원 정도 요금이 나오는 가정에서 별도의 발전 없이 최대 5~7%의 전기 요금 절약이 가능해진 것이다.
주요 가전기기 마다 스마트태그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이용량과 요금 등이 전화 액정화면에 표시되도록 해놓은 것이다. 조 씨는 “스마트그리드가 무관심했던 전기 사용과 요금 절약에 대한 가족의 관심을 높인데는 크게 기여한 듯 하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