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 30년]<3>에너지관리공단 깃발 내걸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011/054657_20101108144113_689_0001.jpg)
“전기를 절약하자는 개념이 에너지관리공단이 생기면서 처음 도입됐습니다. 그전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에서 활동하던 열관리협회가 열에너지만 관리했을 뿐 전기에너지는 사실상 공급을 늘려나가기에만 급급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열관리협회·태양열협회·원동기협회 등 에너지와 관련된 협회와 정부가 하나로 뭉쳐 에너지공단을 세우고, 통합적인 에너지수요관리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에너지관리공단 공채 1기로 1980년에 입사한 김형진 경영지원실장은 “에너지공단은 민관합동 통합 에너지절약 프로젝트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제1차 석유파동 이후 행정규제 중심으로 추진되던 에너지절약은 동력자원부가 발족되고 ‘에너지이용합리화법’이 제정, 시행된 것이 체계적 추진의 계기가 됐다.
동력자원부는 에너지절약을 촉진하기 위해 1978년 두 차례에 걸쳐 ‘범국민적 에너지 소비절약 추진대책’을 수립, 시행하고 820개 제조업체에 에너지절약 특별조사를 실시해 에너지절약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런 정부의 관심은 법 제정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확대돼 기존의 열관리법을 확대 개편한 ‘에너지이용합리화법’을 1979년에 제정해 우리나라의 에너지절약을 체계화했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의해 설립된 ‘에너지관리공단’은 △에너지관리 기술지도 △에너지관리 교육 및 홍보 △열사용기자재의 형식승인 및 검사 등으로 에너지 절약정책을 구체적으로 추진했다.
정부의 에너지절약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에너지공단 설립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에너지공단 창립 시 군사정부 시대의 핵심 인력이라고 할 수 있던 3성 장군인 김용금 초대 에너지공단 이사장 이하 영관급 장교들이 에너지공단의 주요직에 배치됐다.
정원근 에너지공단 강원지역센터장은 “당장 군대문화가 에너지공단을 이끌자 이에 동화되는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동안 협회라는 모습으로 다소 느슨하게 관리됐던 조직이 군대의 효율적인 조직운영 방식에 의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처럼 에너지공단의 창립과 함께 1980년부터 에너지절약 시설 투자에 대한 금융 지원이 시작되자 산업체의 저효율 노후설비 교체와 공정 개선을 위한 시설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정 센터장은 “에너지공단 창립 전에는 산업체가 에너지절약에 관심이 없었고 에너지공단이 발족하면서 비로소 ‘에너지진단’을 시작했다”며 “대기업은 유료, 중소기업은 무료로 정밀 에너지진단에 착수해 첫해 700개, 이듬해 500개 산업체를 진단하고 여기서 발견된 문제를 바탕으로 산업체 에너지절약 활동이 시작됐다”고 그때의 기억을 되짚어 설명했다.
에너지공단 창립과 더불어 에너지절약을 위한 기구와 제도가 대폭 정비됐고, 에너지절약 정책 수행을 위한 각종 정책 시행수단이 개발, 시행됨으로써 에너지절약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