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도 선진국과 개도국간 준비 정도와 방향성의 차이를 고려해 차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관련 기구가 스마트그리드 전략을 추진하는데 단계적 접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선도적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 롤모델이 될 필요성이 커졌다.
김대경 한국전기연구원 전력설비지능화연구센터장은 8일 제주도 휘닉스아일랜드에서 열린 국제에너지기구(IEA) 스마트그리드 워크숍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이 서로 다른 스마트그리드 사업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스마트그리드 사업과 관련해 왜(why)라는 부문은 선진국이든 개도국이든 똑같지만, 무엇(what)과 어떻게(how) 부문은 서로 다르다”며 “개도국은 단계적인 접근이 적절하며 선진국의 더 많은 관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는 양질의 전력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IT 인프라도 훌륭하기 때문에 총체적인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IEA를 중심으로 한국·중국·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전문가들이 모여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스마트그리드 사업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남아공·인도 참가자들은 자국의 전력 현황을 설명하며 미국 등 선진국과 사업 환경이 다름을 이해시키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남아공의 한 전력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계량기 도난 때문에 생기는 전력 손실이 크다”며 “원격검침인프라(AM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미터를 안전한 곳에 설치해 이런 피해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농촌의 경우 소득은 적은 반면에 전력 공급에 비용이 많이 든다”며 “똑똑한 계획을 통해 다양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도에서 온 한 관계자는 “다른 개도국과 마찬가지로 인도 역시 전력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곳도 있다”며 “전력 보급을 100%로 만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도에서도 스마트그리드 관련 여러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개선돼야 하고, 소비자 참여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IEA 워크숍 참석자들은 9일 오전 IEA 차원의 스마트그리드 추진 공통 로드맵을 작성에 내놓을 예정이다.
제주=이진호·유선일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