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운기자의 백투더퓨처]11월 12일 퍼시벌 로웰 사망](https://img.etnews.com/photonews/1011/055249_20101110101912_825_0001.jpg)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 거주할 정착민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NASA의 이 계획은 ‘백년 우주선(Hundred Years Starship)’으로 명명된 프로젝트의 하나로 모집한 4명을 화성으로 보내 정착하게 하는 것이다. 정착 조건으로 나사는 1인당 10만달러(1억여원)를 지급하고, 지구에서 생존에 필요한 각종 생필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단, 화성으로 간 4명은 다시 지구로 귀환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화성은 태양계 13행성 중 지구와 함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행성으로 꼽혀왔다. 1877년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인 조바니 스키아파벨리가 화성에 수로(Canali)를 관측한 후부터 화성에 생명체가 살 것이라는 추측이 시작됐다.
화성 탐사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미국의 수학자이며 천문학자, 또 외교관으로 알려진 퍼시벌 로웰이다. 외교관으로 한국과 일본 등 극동지역까지 방문한 바 있는 퍼시벌 로웰은 1894년 카미유 플라마리옹의 저서 ‘행성 화성’을 접한 후 화성 연구에 본격적으로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는 화성연구를 위해서 해발 2000m의 애리조나 주 플래그 스탭으로 이주해 거금을 들여 천문대를 지었다. 이후 15년 동안 로웰은 화성 표면의 무늬를 관찰해 ‘화성’ ‘화성과 수로’ ‘생명체가 있는 곳 화성’이라는 3권의 저서를 출판했다.
로웰은 1916년 11월 12일 사망하기 전까지 화성 표면을 관찰하며 발견한 물의 흐름을 지적생명체가 거주하며 만든 운하라고 굳게 믿었다고 한다. 로웰의 화성 운하와 지적생명제에 대한 믿음은 사람들에게도 전파돼 SF소설과 라디오·영화 등을 통해 화성인의 침공이라는 아이디어로 재해석 되기도 했다.
1969년 NASA에서 발사된 화성탐사선 마리너6, 7호가 화성 표면을 근접 조사한 결과, 고등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혀졌지만, 여전히 미지의 생명체가 살 것이라는 믿음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984년 남극에서 발견된 39억년 전 화성의 운석에서 박테리아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사람들은 다시 생명체 존재를 확신하기 시작했다. 이후, 패스파인더·오디세이 등이 화성을 탐사하며 다양한 정보를 보내왔지만 화성은 여전히 미지의 행성이다.
이제 인류는 화성에 사람을 보내서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시험하려고 한다. 2030년이면 그들이 화성에 정착해 로봇이나 탐사선이 밝혀내지 못한 것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95년 전 사망한 퍼시벌 로웰이 아직 살아 있다면 아마 가장 먼저 이 공고에 자원하지 않았을까?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