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숫자 4개에서 45개, 매출 7조원대에서 19조원대로 성장.`
LG그룹에서 분리ㆍ독립한 지 7주년(11월 11일)을 앞둔 LS그룹의 외형이다. LS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세 명의 동생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씨가 2003년 11월 LG그룹에서 독립해 만든 그룹이다. LS그룹은 그동안 오너일가 8명의 공동 경영 방식과 독특한 스몰 M&A(기업인수ㆍ합병) 전략으로 계열사 숫자가 분리 당시의 11배가 넘도록 성장했다. 지난달만 해도 LS니꼬동제련이 인수한 금속재활용 기업인 `화창`이 LS의 45번째 계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인수금액은 270억원으로 LS그룹의 전형적인 `스몰 M&A`를 통해서다. 이번 인수를 통해 LS는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들어 있는 희소금속을 재활용하는 자원재활용 사업 강화에 나섰다.
매출도 2003년 계열분리 당시 7조3500억원에서 지난해 19조4300억원으로 2.6배로 성장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1300억원대에서 4.4배 성장한 5740억원으로 불어났다. 시가총액도 2003년 1조900억원에서 3.2배로 늘어난 3조5000억원(11월 8일 기준)을 기록했으며 자산총액도 5조원에서 16조원대(올 4월 1일 기준)로 늘어났다.
LS그룹이 지난 7년간 고수해온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다. 그룹에 꼭 필요한 중소형 사업을 인수한다는 M&A 철학이다. LS가 최근 2년간 성사시킨 스몰 M&A는 13건이다. 여기에 투입한 금액은 1조1000억원대로 한 건당 1000억원에도 미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알짜기업으로 평가받아온 LS홍치전선과 LS메카피온을 각각 200억원, 88억원을 들여 붙잡았다.
이 같은 효과적인 LS의 기업 인수 방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LS로 편입된 지 갓 1년을 넘은 중국 홍치전선은 지난해 매출 510억원에서 올해 매출 1000억원대를 기대하고 있다. LS그룹은 내년 이후 이 업체를 통해 세계 전력 케이블 시장의 24%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9월 LS산전에 편입된 LS메카피온(옛 메트로닉스)도 최근 월평균 실적이 2배 이상 늘었다. LS메카피온은 로봇을 구동하는 주요 부품이자 공장자동화 분야의 핵심인 서보(Servo) 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S의 스몰 M&A가 결과적으로 리스크는 줄이면서 효과는 극대화하고 있다"며 "조 단위의 거액을 투자해야 하는 대형 M&A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쉽고 실패해도 사업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LS전선은 JS전선(옛 진로산업), 미국 슈피리어에식스(SPSX), 중국 홍치전선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케이블 사업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이들 업체 사이에 중복이 없도록 수출처와 제품군에 대한 `교통정리`와 시너지 극대화에 나섰다.
LS산전의 경우 올해 들어 초고압 차단기ㆍ배전반 업체인 호개전기를 56억원에 인수하는 등 스몰 M&A의 주체로 부각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러한 M&A를 통해 RFID(무선인식), 전력용 반도체 모듈,전기자동차용 전장부품 등의 신사업 비중을 현재 1% 미만에서 2015년에는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LS산전은 향후 전기자동차와 스마트그리드, 그린빌딩 등 차세대 그린비즈니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LS는 내년부터 대외 행보 못지않게 그룹 내 시너지 강화에 나선다. 사업군이 워낙 다양하고 규모가 작아 협력하지 않으면 자체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LS그룹은 그룹 가치와 계열사 위상을 정의하는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에 나서고 있다. 내년 초 이를 발표할 계획이다.
LS그룹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핵심부품, 해외자원개발사업 등 그린비즈니스 분야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정했다.
[매일경제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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