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우주선이 나타나더니 슈퍼맨이 나타나 뒤쫓는다. 땅에서는 갑자기 강도 8의 강진이 일어나고 30m 높이의 해일이 나를 덮친다.’
영화 얘기냐고? 아니다. 현실에서 피부로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실감 현실이다. 어떻게 가능하냐고? 3D에서 한 발짝 더 나간 4D의 발전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 때 보였던 현실인지 가상인지 가늠되지 않는 퍼포먼스가 세계인의 감동을 자아냈다. 이는 프로젝터를 이용한 가상현실의 창조. 베이징 올림픽은 21세기 새로운 4D 전시 문화가 열림을 알린 ‘예고편’인 것이다.
4D. 영화 ‘아바타’가 3D라는 새로운 산업 물결을 가져온 1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말이다. 그런 3D가 일반인에게 다가선 지 불과 1년도 안 돼 시장은 관심이 이미 4D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CGV는 올해 9개나 되는 영상관을 4D관으로 전환했고, 롯데시네마도 1개관을 4D관으로 마련한 이래 국내외 새로운 영화관 설립 때 4D관을 반드시 설치하는 분위기다.
영화관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대기업들도 자체 전시, 홍보관을 만들 때 4D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사람들이 이제는 더 이상 보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입체로 보고 영상을 실제로 느끼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4D관 설치 사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수년간은 최소 100% 이상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한 가지. 4D관을 영화나 홍보관만으로 한정지으면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실제로 하늘에서 우주선이 떠다니고 슈퍼맨이 나타나는 퍼포먼스는 특수 스크린과 프로젝터 몇 대만 있으면 만들어낼 수 있다. 지진이 발생해 흔들리는 느낌은 지금의 4D 의자만으로도 표현 가능하다. 데이비드 카퍼필드만이 가능해 보였던 시공간을 초월한 이동 역시 4D라는 이름의 연출로 만들어낼 수 있다. 특정 인물에 대한 영상을 미리 확보한 후 크로마키와 3D 기술, 다양한 영상 장비를 이용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을 재창조해낼 수 있는 것이다.
4D 효과는 움직이는 의자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특수효과, 영상과 어우러져 실내외에서 우리에게 꿈 같은 가상공간을 현실로 선사할 것이다.
‘블루 오션’ 없는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경쟁자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무(無)’와 경쟁하는 것이라 쉽지 않다. 그러나 그만큼 보람도 크다.
전수연 레드로버 전시문화사업본부장 junsooyeon@redrov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