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의 골프세상]겨울골프

나는 겨울이 되면 아예 골프를 치지 않는다. 옷을 껴입다 보면 스윙도 제대로 되지 않을뿐더러 그린이 얼어붙어 있어서 굿샷을 때려도 그린을 맞고 튀어나가는 바람에 세컨드 샷으로 그린을 노리는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죽어도 겨울 골프를 즐겨야만 하는 열혈 골퍼들이 있다. 겨울 골프의 주의사항을 알아보자. 겨울골프에서는 보온이 최고다. 옷은 두꺼운 오리털 파카 한 벌을 입는 것보다 얇은 것으로 여러 벌을 껴입는 것이 좋다.

발열 내복을 입고, 그 위에 목 폴라, 다시 그 위에 캐시미어 조끼, (우리 몸에서 추위를 느끼는 냉점은 목덜미에서 시작해서 어깻죽지, 등의 윗부분에 많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감싸주는 것이 방한에는 최고다. 그래서 스윙에 방해되지 않는 조끼가 방한에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바람막이 윈드브레이커를 입으면 최고다.

하의는 발열 타이즈를 빼놓으면 안 된다. 발열 내복은 습기를 만나면 열을 발산하는 원리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처음 몇 번 입을 때는 효과가 있지만 반복해서 입으면 이 기능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리 신뢰할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안 입는 것보다는 엄청 따뜻하다. 그리고 방한 모자와 겨울용 양손 장갑 정도면 겨울을 대비한 방한 준비는 완료다.

날씨가 차가워지면 비거리가 줄어든다. 왜냐하면 드라이버 샤프트와 페이스의 탄성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골프볼의 탄성 자체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에도 평상시의 비거리를 유지하려면 골프볼을 따듯한 상태로 유지해 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이 골프 코스를 향해 집에서 출발할 때, 작은 손 주머니에 골프볼 서너 개와 천 원짜리 발열 팩을 같이 넣어두는 것이다. 값이 싼 발열 팩은 다섯 시간 정도 유지되므로 전반 라운드가 끝나고 발열 팩을 갈아주기만 하면 동반 플레이어에 비해 평균 15야드씩은 더 날아가는 드라이브 샷을 때려낼 수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골프볼 내부에 원적외선을 쬐어서 탄성을 유지시키는 작은 보온밥통처럼 생긴 장비를 판매하기도 한다. 실험해보지 않아서 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원리는 그럴 듯하다. 하지만 값이 10만원씩이나 한다. 겨울에도 매 주말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어쩌다 한 번 라운딩을 나가는 일반 골퍼에게는 가격 대비 성능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