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토크] 커세어 포스 CSSD-F120GB2

[블로거토크] 커세어 포스 CSSD-F120GB2

플래시 메모리를 저장매체로 이용하는 SSD(Solid State Drive)를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많은 사용자가 하드디스크와 함께 SSD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특히 높은 사양으로 PC를 꾸미는 얼리어댑터 경우에는 SSD는 필수 도구가 됐다.

수많은 SSD 가운데 특히 하이엔드 PC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텔 SSD를 빼놓을 수 없다. 인텔 고유의 컨트롤러 설계 덕분에 MLC 방식의 플래시 메모리에서도 저용량 데이터 블록 쓰기 성능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운영체제나 큰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임시 파일을 쓰는데 최소한의 지연 시간이 들기 때문에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는 요소였다.

읽기·쓰기 최대 속도가 인텔 SSD를 능가하는 경쟁 제품도 없진 않았지만 여전히 인텔 SSD가 사랑받는 것은 바로 이런 저용량 데이터 블록 쓰기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 인텔 SSD는 잊어도 될 듯하다. 샌드포스(Sandforce) 컨트롤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샌드포스 SF-1200 컨트롤러 또한 MLC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하면서도 인텔 SSD를 능가하는 읽기·쓰기 속도(사양에 따르면 285, 275MB/s)를 자랑하며 특히 저용량 데이터 블록에서의 쓰기 성능이 뛰어나다. SSD 제조사들은 이 정도 수준의 컨트롤러를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주요 SSD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커세어(Corsair) 또한 그 가운데 하나다. 커세어가 만든 샌드포스 컨트롤러 기반의 CSSD-F120GB2(이하 F120)를 직접 써봤다.

F120의 용량은 모델에 나온 숫자대로 120GB다. 보통 60GB 정도면 부팅용 시스템 드라이브로 활용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는 만큼 120GB면 노트북PC에서 단독 드라이브로 이용할 수 있다. 용량이야 많을수록 좋겠지만 그 이상으로 가격 부담이 높아진다. 이 외에 63.5mm(2.5인치) 드라이브 크기지만 88.9mm(3.5인치) 베이에 붙일 수 있는 어댑터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F120의 성능은 한 마디로 환상적이다. 기존에 쓰고 있던 도시바 컨트롤러를 채용한 수퍼탈렌트 FTM64DX25T와 비교해도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에서 체감 속도는 한층 나았으며 벤치마크에서도 높은 성능을 보였다.

샌드포스에서 주로 내세우는 ATTO 디스크 벤치마크에서 측정해보면 최대 읽기 270MB/s, 쓰기 240MB/s 수준이며 크리스털마크와 AS SSD 벤치마크에서도 최대 읽기 200MB/s지만 쓰기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80~90MB/s로 나온다.

최대 읽기·쓰기보다 샌드포스 컨트롤러의 진면목이 잘 드러나는 부분은 저용량 4K 블록 쓰기 속도다. 꾸준하게 40MB/s 속도를 보여줬다. 윈도 체험 지수의 주 하드디스크 부문 또한 7.4점을 자랑한다.

윈도7에서 이용하는 TRIM 명령어를 지원하므로 쓰기에 있어서의 성능 저하 현상도 덜하다. 특히 구형 SSD에서 자주 일어나는 프리징 현상은 물론이고 용량이 거의 차게 되면 전송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 또한 찾아보기 힘들다.

남은 문제라면 샌드포스 컨트롤러의 안정성 부분이다, 이전에 나온 다른 고속 SSD 컨트롤러가 초기 버전에서 불안정한 경우가 있어 종종 문제가 됐던 만큼 의구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이에 대한 심각한 문제는 보고되지 않은 상태다.

커세어 CSSD-F120GB2는 높은 사양의 PC를 꾸미려는 사용자에게 꽤 매력적인 선택 가운데 하나다. 물론 가격 문제는 빼고서 말이다.

한지훈 라지온 닷컴 운영자 lazion.com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