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하나. 버거킹은 페이스북에서 ‘와퍼 버진’으로 재미를 주는 동시에 브랜드를 강하게 인지시킨다. 와퍼를 모르는 오지에서 와퍼 버거를 주고 먹는 모습과 먹고 난 소감을 동영상으로 찍어 올린다. 전 세계 어디서나 와퍼는 맛있다는 것을 알리면서 사용자에게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버거킹은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으로 친구 10명과 관계를 ‘끊으면’ 공짜 와퍼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전개했다. 그 덕분에 수십만명의 친구 관계가 일시적으로 단절됐는데, 역발상을 통한 마케팅 효과는 쏠쏠했다. 버거킹은 알리고자 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정확히 짚어 페이스북으로 고객과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사례 둘. 그동안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모범으로 거론됐던 코카콜라는 지난 3월 그만 실수를 범하고 만다. 영국 페이스북에서 시작한 ‘닥터 페퍼’ 마케팅 행사다. 당시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은 뭘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가장 재치 있게 답변한 고객에게는 매주 상금 1000파운드를 줬다. 수많은 답변 가운데 하나로 “난 두 여자와 한 컵을 봤고 곧 배고파졌어”라는 답변이 소개됐다. 무심코 넘겨버릴 수 있는 이 표현은 뜻밖에도 지난 2007년 유튜브에서 유행한 인기 포르노물의 제목이었다. 코카콜라 마케팅팀이 페이스북의 연령 제한이 만 13세란 점을 놓친 것이다. 사태의 파장은 뻔했다. 당시 14세 소녀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 포르노물에 접근하려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자 결국 코카콜라는 7월 중순 행사를 중단했다.
이것은 페이스북 마케팅이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온 사례들이다.
바야흐로 페이스북 열풍이다. 전 세계 가입자가 5억명을 넘어섰고, 기업 가치는 현재 300억달러 이상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주커버그의 재산도 지난해 20억달러에서 올해는 세 배 이상인 69억달러로 늘어 20대의 나이에 미국 내 서른다섯 번째 갑부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04년 2월 하버드대 기숙사 네트워크에서 시작된 페이스북이 순식간에 거대 닷컴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탈리아와 콜롬비아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페이스북이 이메일을 대체하고 있으며, 호주와 뉴질랜드 법원은 페이스북으로 소환장도 발부하고 있단다. 터키에서는 인터넷 사용자의 88% 이상이 페이스북 가입자다. 가히 구글을 위협하는 기세다.
페이스북의 인기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기준 페이스북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50%나 급증했고, 페이지뷰는 1533%나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싸이월드와 미투데이의 페이지뷰가 각각 22%, 38%씩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책은 페이스북이 인터넷 제국으로 클 수 있었던 성공 요인과 마케팅 기술을 집중 해부한다. 소셜 서비스에는 ‘5의 법칙’이 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소셜 서비스 신규 가입자가 계속 유지되려면 적어도 다섯 명의 친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 다섯 명의 친구를 지닌 페이스북의 관계망이 엄청나게 확대되면서 타깃 마케팅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다. 페이스북 마케팅의 기본 원칙에서 다양한 성공과 실패 사례까지 실제 마케팅 현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실천적 교훈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준구 지음. 아라크네 펴냄. 1만5000원.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