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외주 IT개발자들은 정말로 치열하게 살아갑니다. 이에 비해 소위 ‘갑’으로 불리는 기업들, 이 가운데서도 특히 공기업 IT인력들은 업무에 대한 열정이나 자기 개발 의지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만난 한 공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이렇게 하소연했다.
IT조직에 대한 기업 경영진의 평가는 궁극적으로 IT인력들의 역량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정된 직장에 근무하는 IT인력들일수록 역량 개발에 치열하지 않으며, 이에 따라 IT조직에 대한 평가도 그리 썩 좋게 나올 리 없다는 게 이 CIO의 고민이다.
그는 IT가 주도적으로 비즈니스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하는데 공기업 IT조직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더 힘들다고 말했다. 많은 인력들이 주어지는 업무를 수동적으로 처리하고 있어 기업 내에서 IT조직의 위상이 지원부서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공기업의 IT조직은 내부 지원업무 외에 기업 경쟁력 강화나 고객 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한 일에 나서는 일이 드물다. IT 주도의 프로젝트도 많지 않다. CIO들이 고민하는 전형적인 과거 전산실의 모습이다.
이 CIO는 연말부터 IT조직원들의 의식 개혁을 위해 IT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내부 인력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비즈니스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IT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업무 프로세스와 IT아키텍처를 새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컨설팅 업체의 도움 없이 내부 IT인력들이 주체적으로 현재 모습(As-Is)과 목표(To-Be) 모델을 그려보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도출하고 IT인력들의 의식 전환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 CIO는 “조직원 개개인의 의지가 모여야 IT의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IT조직이 보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마인드를 갖추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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