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복동문(禍福同門).’
12억명 인구를 지닌 인도 가전시장에서 LG전자를 1위 반석에 올려놓았던 김광로 비디오콘 부회장(CEO)이 최근 기자와 만나 현재 LG전자의 위기와 탈출해법을 이같이 처방했다. 재앙이나 축복은 모두 자신이 불러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문으로 들어오며, 마음의 문제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CEO 수출 1호로 유명한 김광로 비디오콘 부회장은 지난 1997년 인도법인에서 근무하기 시작해 2008년 4월 인도법인장 퇴임까지 LG 제품의 현지 시장점유율을 25∼30%로 올리기도 했다. 불모지로 불리는 인도에서 LG전자가 글로벌 경영을 하는 기반을 다진 것이다.
김광로 부회장은 현재 LG전자 위기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초콜릿폰에 취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07년 이후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LG 간판 제품으로 자리매김한 초콜릿폰 성공에 몰입하면서 스마트폰 시대의 비즈니스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또 다른 기회가 LG전자에도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김 부회장은 덧붙였다. 그는 “비즈니스는 업 & 다운 사이클을 그리기 때문에 머지않아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조 위주의 경영 △기술 위주의 투자 △혁신 위주의 기술 △품질 위주의 생산 등 성공한 일본 기업의 경영철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광로 부회장은 LG호의 새로운 선장으로 취임한 구본준 부회장의 경영 리더십에 기대도 나타냈다. 그는 “과감하게 변화를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구본준 부회장은 최근 CEO 직속으로 혁신팀과 식스 시그마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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