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개발자들은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 플랫폼 다변화 시대를 맞아 인터넷 개방성의 필요성은 높아진 반면에 통신, 포털 등 국내 기업의 오픈 플랫폼 정책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만족도에서도 해외 기업 오픈 소스 이용자는 63.1%가 만족한다고 대답한 반면에 국내의 오픈 소스를 이용한 개발자 중 26.5%만 만족해 대조를 이뤘다.
글로벌 플랫폼 경쟁의 1차 승부처라고 볼 수 있는 개발자 그룹의 이 같은 인식은 국내 기업들도 개방을 비즈니스 전략의 일환으로 더 적극적으로 사고해야 함을 시사한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가 국내 인터넷 개발자 2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개방성’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확산 등 일련의 변화가 개방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88.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으나, 해외 기업의 플랫폼 개방을 100으로 했을 때 국내 기업은 54.7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서비스 개방성에서도 표준성, 유무선 연동 등 각 부문이 절반 수준인 50점대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특히 규제 자유도는 49.16점으로 크게 취약했다. 공공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표준화, 접근성, 규제 자유도 평가는 민간 서비스보다 항목별로 10~15점 더 낮게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인터넷 및 통신기업의 오픈소스를 써 본 비율은 국내 49.8%, 외국기업 69.5%로 국내가 20%P 더 낮았다. ‘API 및 서비스 제약이 많아서’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지 않아서’ 등이 요인으로 꼽혔다. 만족도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국내 기업들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가장 개방적인 서비스 플랫폼으로는 69.5%가 구글을 꼽았으며 네이버(13.3%), 페이스북(6.8%)이 뒤를 이었다. 모바일 OS에서는 구글 안드로이드가 86.3%로 윈도 모바일(6.4%), 애플 iOS(6.0%)를 압도했다.
개발자들은 인터넷 개방성 확보를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주체로 정부 및 정책 결정자들을 꼽았다. 57%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민간 기업이라는 응답은 29.7%, 개발자 및 사용자 11.2%로 나타났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한국 인터넷 산업의 폐쇄성은 지금까지 한국 사회 모습을 반영한 것”이라며 “개방이 절대적인 선은 아니지만 개방과 폐쇄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것을 사실이며 이제는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는 “글로벌 환경 변화에 따라 기업은 개방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왔고, 변하는 환경에 맞게 정부 역할도 축소되거나 재정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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