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가 12일 전 세계가 나아가야할 공존과 동반성장의 틀을 마련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의장국으로서 세계 외교 무대의 한복판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대안을 도출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역사적으로 전무후무한 경험을 쌓고 이를 통해 얻은 자신감은 국민 개개인은 물론,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할 우리 산업계에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개선된 수출 환경, 높아진 국제 위상=“환율 문제는 일단 전쟁에서 벗어났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평가처럼, 전 세계의 가장 민감한 이슈인 환율 갈등을 조정할 방향타를 찾았다는 것은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기업들에게도 단비같은 소식이다. 그동안 수출 기업들은 각국 간 환율 갈등으로 불확실성에 시달려왔다. 최종 결론은 도출하지는 못했지만, 주요 20개국 정상들이 환율 전쟁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재발을 막기 위해 공조를 취하기로 한 만큼 개선의 모습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흥국으로 급격히 들어가거나 빠져나오는 투기자금에 대한 규제를 인정하기로 한 것도 주목된다. 이는 우리 정부가 투기성 자금의 유출입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근거가 되면서 기업의 외부 경영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의 국제적 위상 제고는 향후 무궁무진한 기회 요인을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각국 정상을 비롯해 ‘서울 G20비즈니스서밋(B20)’에 참석한 최고경영자(CEO)들의 발언에서 나왔듯, 한국과 우리 기업의 위상과 잠재력을 다시 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또 우리나라가 처음 개최한 비즈니스서밋의 정례화 계획은 우리 기업들이 대외 보폭을 넓혀나가는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기업인, ICT 경쟁력 세계에 아로새겨=우리나라 대표 IT기업들도 이번 행사를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고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발판을 다지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비즈니스 서밋에서 우리기업 CEO 중 유일하게 컨비너(회의 주재자)를 맡아 글로벌 대표 CEO로서 리더십을 과시했다. 풍부한 국제회의 경험과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회의를 효율적으로 끌고 나갔으며 그 어느 참석자보다 활발하게 외국 경제인과 교류하면서 국제 기업인의 모습을 대내외에 알렸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의 IT기업 인지도를 제고했다. 정상회의장과 비즈니스서밋 행사장 곳곳에 LED 3D HDTV와 최신 스마트패드 ‘갤럭시탭’을 비치해 참석자들이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프리미엄 홍보에 성공했다. 각국 정상과 기업 CEO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만으로도 상당한 홍보·마케팅 효과다. 또 이윤우 부회장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윔 엘프링크 시스코 부회장, 휴리처드 브래들리 휴렛패커드 부사장 등을 잇따라 접촉하면서 비즈니스 기회로 십분 활용했다.
G20정상회의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서밋,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등 이번 서울 회의의 주관통신사로 활약했던 KT는 그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면서 글로벌 ICT 리더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성과를 거뒀다. KT는 G20정상들과 참가자들이 머문 호텔에 IPTV를 공급, 참가국들의 자국 공영 방송을 맞춤 제공하는 한편, 스마트패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자국 방송을 서비스해주기도 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왕젠저우 차이나모바일 회장, 세사르 알티에르 스페인 텔레포니카 회장 등과 잇따라 만나 와이파이 로밍과 글로벌 앱스토어(WAC) 협력 등을 이끌어 냈다.
장병수 KT G20지원 태스크포스(TF)팀장은 “전 세계를 이끌어가는 최고의 의사결정자들과 언론인들에게 KT를 알리고 우리나라의 ICT의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성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G20특별취재팀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