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가 249명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8.3%가 향후 개발하고 싶은 플랫폼으로 안드로이드와 iOS를 꼽았다. 다른 플랫폼, 특히 바다 등 국내 개발 플랫폼의 선호도는 적었다.
물론 이 두 가지가 글로벌 IT기업의 대표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러나 선호하는 이유는 제대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오픈문항으로 답한 이유에는 국내 개발자의 ‘크지만 소박한 꿈’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대박’의 희망도 없지 않지만 개발자로서의 자부심, 긍지, 가능성 등을 알아주고 개발로 다른 사람들이 더 편해지기 바라는 작은 소망이 촘촘히 배어 나왔다.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 경험이 있는 개발자 A씨는 ‘가능성’을 꼽았다. 협업과 글로벌 진출로의 가능성 때문에 이들 플랫폼에 개발자가 몰린다는 것이다.
B 개발자는 ‘평판’에 대한 기대가 컸다. “개발자는 자신이 개발한 콘텐츠나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에게 평가받고 싶은 욕구가 크다”며 “단순히 대박을 꿈꾸며 안드로이드를 찾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도 유료 앱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안드로이드 마켓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C 개발자는 접근성을 이유로 안드로이드를 선호했다. “iOS는 맥이 필요하지만 안드로이드는 어떤 PC에서도 개발이 가능하다”며 “앱을 등록하는 데 드는 비용이 낮고 심의 절차가 까다롭지 않아서 좋다”고 선호 이유를 대답했다. D 개발자가 iOS를 꼽은 이유는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iAD를 통한 새로운 수익 모델 가능성에도 기대를 하고 있다.
E 개발자는 국내 기업에 불만을 토로한다. “국내 기업은 정작 필요한 것은 개방하지 않는다”며 “요즘 개방되는 API 종류가 많지만 그게 활용과는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ETRC 조사에서도 국내 기업의 오픈소스 활용도를 글로벌 기업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평균 2.71점(5점 척도)으로 낮게 평가했다.
물론 개발자들이 해외 플랫폼을 무조건 편드는 것은 아니다. 개발 편이성과 접근성만 키운다면 국내 플랫폼에도 호감을 나타낸다. 개발자 F씨는 “한계도 있고, 개선점도 있지만 그래도 개발자의 편의를 최대한 생각하고 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장을 열어 주기 때문에 선호한다”며 “이 요소만 만족한다면 국내 기업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