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은 소프트웨어의 해.’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된 한해였다. 지난해 말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 들어 온 후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하드웨어 중심의 우리 경제가 큰 혼란에 빠졌다. SW를 중심으로 한 수평적 네트워크를 앞세운 애플의 공세에 국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등이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는 지난 2월 4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제 4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범정부 차원의 SW산업 육성방안을 담은 ‘SW 강국 도약 전략’을 보고했다. 정부는 이 전략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SW산업의 도약을 위해 공공SW사업 관련 제도를 전향적으로 개편하고, 임베디드 SW 등 블루오션을 창출하기 위해 2012년까지 3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대기업들이 SW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했으며 모바일 SW 개발수요가 급증했다. 모바일 SW에 대한 관심은 높았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SW기업인 티맥스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등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오는 등 순탄치 않은 한 해를 보냈다.
◇모바일 SW가 대세=올 SW 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모바일 SW`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 확산과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스마트패드가 등장하면서 관련 SW 수요가 급증했다.
기업들이 모바일 SW 개발에 뛰어들면서 관련 개발자 품귀 현상까지 발생했다. 각 기업들은 모바일 업무 환경과 스마트워크에 적합한 각종 기업용 모바일 앱을 대거 출시했다. 또, 모바일 앱 SW는 1인 개발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의 진출도 부추겼다.
지난 10월 몹클릭스 자료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의 앱 숫자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30만개를 돌파했다. 8월 28일에 25만개를 기록했고, 두 달도 안 돼 5만개가 새롭게 추가됐다. 애플 앱스토어는 하루에 1000개 이상의 앱이 새롭게 등록되고 있으며 30만975개 중 유료 앱은 20만6828개, 무료 앱은 9만4147개로 집계됐다.
안드로이드마켓의 모바일 앱도 10만개를 넘어섰다. 안드로이드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애플리케이션 게재에 사전 필터링 절차가 없어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통신사들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주력 상품으로 선택한 것도 성장 속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 원년=올해는 가상화 등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술이 확산되는 원년이었다. LG CNS, 삼성SDS, KT, 삼성증권, LIG손해보험 등 대기업이 데스크톱 가상화를 도입한데 이어 근로복지공단, 교육과학기술부, KEPCO, 국방부, 건강보험관리공단, 한국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까지 본격적으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도입하고 나섰다. 다음과 NHN 등 중견 중소기업들도 데스크톱 가상화를 도입하고 있어 올해 시장 확대에 원년이 될 전망이다.
IT서비스 기업들도 시장을 적극 견인하고 있다. LG CNS는 시트릭스 젠데스크톱으로 그룹차원의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했으며 향후 외부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삼성SDS 클라우드컴퓨팅센터’를 개설하고 모바일 데스크 및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적극 추진 중이다. SK C&C는 레드햇, 그린플럼 등과 협력을 통해 가상화 및 클라우드 분야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 SW 기업은 고난=모바일과 클라우드 컴퓨팅이 SW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SW기업들은 순탄치 못한 한해를 보냈다. 티맥스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등 대표 SW기업들이 줄줄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기업용 SW 시장 침체에 따른 경영 악화로 대표 기업들은 구조조정은 물론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힘든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부터 경영 악화에 시달렸던 티맥스소프트는 야심차게 준비했던 운용체계(OS) 개발을 담당했던 티맥스코어를 삼성SDS에 매각했다. 또,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등 기업 경영정상화에 온 힘을 쏟고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글과컴퓨터는 9번째 새 주인의 손으로 넘어갔다. 정보보호 기업인 소프트포럼은 한컴의 신사업 경쟁력으로 꼽히는 모바일 오피스 ‘씽크프리’와 소프트포럼의 보안솔루션을 융합, 발전시켜 모바일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실질 사주와 전문경영인 대표가 290억 원대 회사 돈 횡령 혐의가 드러난 핸디소프트는 상장폐지를 3개월 유예 받고 기업 매각 작업에 들어가는 등 대표 SW기업은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