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특허 관련 비용만 2300억원.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눈길을 끈 대목이다. 당시 재무제표에 표시된 `2300억원의 비용 특별 거래`에 대해 한 애널리스트가 질문하자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상무는 "다양한 특허 관련 이슈를 검토하고 향후 소송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 비용 2300억원을 지출했다"고 답변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 전문업체인 BTG인터내셔널과 낸드플래시 관련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해 합의했다. BTG인터내셔널은 대표적인 `특허전문관리기업(NPE)` 혹은 `특허 괴물`로 구체적인 상품 대신 특허를 사고팔면서 이득을 챙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애플, 리서치인모션(RIM), 델 등 다른 스마트폰 업체도 제소했다.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해 멀티레벨셀(MLC) 플래시메모리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이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 미국 내 수입 금지를 미국 무역위원회(ITC)에 요청한 바 있다.
2300억원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플래시메모리, 시스템LSI, TV, LCD 등 삼성 주력 사업 관련 특허 비용을 포함하는 숫자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IBM 다음으로 특허 등록 건수(2009년 3611건)가 많을 정도로 특허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삼성전자라는 이름이 거명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가까운 미래에 스마트폰 특허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시장이 성장(올해 전 세계 2억7000만대 판매 예상)하면서 특허권자들 목소리가 높아지고 덩달아 맞소송 건수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안드로이드 OS 점유율이 크게 확대되면서 안드로이드 관련 소송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노키아와 애플은 지난해 10월부터 서로 10여 건에 대해 특허권을 주장하면서 맞소송을 벌이고 있으며, 이달 초 ITC는 노키아에 1차 승소 판결을 내렸다. 코닥은 리서치인모션과 애플을 상대로 각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애플은 지난달 모토롤라에 대해 제소장 2건을 제출했다. 모토롤라 드로이드ㆍ클리크ㆍ디바우어 시리즈 등 멀티 터치(손가락을 폈다 오므렸다 하면서 화면을 확대ㆍ축소)에 기반한 안드로이드폰이 애플 고유 멀티 터치기술 등 지식재산권(IP) 6개를 침해했다는 이유다.
지난 3월에는 애플이 대만 HTC를 상대로 터치스크린 기술 관련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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