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디음악인인 달빛요정만루홈런(본명 이진원)의 사망으로 저작권 문제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그가 생전에 음원판매 수익금을 사이버머니의 일종인 ‘도토리’로 지급받았는지 진위를 밝히자는 데서 촉발된 논의는 디지털 세계에서 콘텐츠 유통 구조에 대한 논란까지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디지털 디바이스의 확산으로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콘텐츠 유통 시장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만화·방송 등 어떤 영역에서도 디지털 콘텐츠 유통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사례는 없다.
그 동안 디지털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원인으로 불법 복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지만, 정부의 노력으로 불법복제가 상당수 줄었음에도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데는 저작권 제도가 콘텐츠 생태계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N스크린 시대에는 저작권이 유통될 수 있는 창구가 늘고 있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융합형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행 저작권 제도는 저작권 활용을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 전개가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높다.
실제로 개발자들의 상당수가 저작권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시 “저작권자의 허락을 어렵게 받는다”고 응답했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풀 길이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저작권 이용 허락이 쉽지가 않다는 점. 저작권자들이 권리보호만 앞세워 디지털 유통에 보수적인 탓도 있지만, 저작권 활용에 대한 전반적인 권리를 신탁단체에 위임하도록 돼 있는 구조의 문제가 더 크다. 신탁단체에 이용 허락을 받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하고, 대부분의 신탁단체들은 새로운 유통 창구에 대한 정산 기준이나 이렇게 얻어진 수익을 저작권자에게 배분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다. 실제 지난 국정 감사에서 국내 12개 신탁관리단체의 수익배분률은 50%미만이고 0%인 곳도 존재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다양한 유통 주체가 존재하고 이들을 통한 경쟁이 형성될 때 디지털 유통이 활성화되고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제언한다. 인디음악 유통 전문 서비스를 하고 있는 황룡 블레이어 대표는 “신탁 외에 관리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개인 저작권자의 유통채널은 꽉 막혀 있다”며 “다행히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서비스의 도입으로 BM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