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물고기를 직접 만져보세요. 손가락을 대면 복어 배가 불룩해지고, 오징어가 먹물을 쏘며 달아납니다.”
첨단 IT기술을 이용해 바다 물고기 700종을 체감형 디지털 3D 프로그램(해양생태동화)으로 구현한 이랑애니픽스 김대곤 대표의 말이다.
이랑애니픽스는 동신대 디지털콘텐츠협동연구센터(센터장 박찬종)에서 SW개발을 책임지고 있던 김대곤 대표가 3D콘텐츠 제작 기술 등을 이전받아 스핀오프한 기업이다.
올해 2월 대전서 둥지를 튼 이랑애니픽스의 작업공간은 단촐했다. 대전 본사에는 12명이 근무한다. 서울 분당 사무소와 원광대 사무소에 각각 3명씩 배치돼 있다.
◇개발팀장서 CEO로=작업실 겸 사무실에 들어서면 제일먼저 눈에 띄는 것이 3D 해양생태도감이다. 가상 프레임에 손을 넣으면 카메라와 센서가 이를 감지해 물고기를 이리저리 옮길 수 있다.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딱 좋다.
이를 모두 김 대표가 만들었다. 김 대표는 본래 동신대에서 기술개발팀장을 맡아 디지털 콘텐츠 연구를 책임지고 있던 엔지니어다. 연구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창업과 경영은 쉽지만은 않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인력 조달이 가장 힘든 일중의 하나였습니다. 묘안을 찾은 것이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이었습니다. 진흥원에서 필요한 인력을 뽑아 놓으면 이랑애니픽스 연구원들이 현장으로 가서 필요한 교육을 시켜 직원으로 채용합니다.”
대전문화산업진흥원과 윈윈하는 셈이다. 기업은 현장에 바로 투입할 실무 인력에 대한 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어 좋고 진흥원은 기업이 원하는 인력에 대한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핵심기술 다수=이랑애니픽스가 보유한 원천 기술은 모션그래픽, 3D입체형상, 체감형 게임콘텐츠, 가상공간 등에 관한 제작 기술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옥주현에버에 승마라이더 콘텐츠를 납품했다. 지난 5월에는 동신대 등과 체조게임 시제품과 볼링게임 시제품, 극장용 풀3D 입체 애니메이션 ‘추억서리’ 등을 제작했다.
디지털해양생태동화는 실감나는 3D CG기술로 구현했다. 물고기가 마치 살아있는듯한 생동감과 물고기를 자유자재로 움직여 관찰할 수 있다.
또 체감형 콘텐츠인 승마 체험은 움직이는 말 라이더와 대형 모니터를 이용해 체험자가 실제 말을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체험자는 마치 말을 타고 낙안읍성과 남도자연경관, 사마한지 테마파크 등의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현재 국립해양생물 자원관 전시콘텐츠와 대구과학관 및 광주과학관 전시안내 콘텐츠, 24시간 무인 KT올레-플라자 콘텐츠 구축을 진행 중이다.
◇사업성 없는 과제 과감히 폐기도=대표적인 폐기 제품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에 납품하려던 롤러코스트 모션라이더이다.
이랑애니픽스 강성섭 기획실장은 “하드웨어 단가가 너무 비싸 버릴 수 밖에 없었다”며 “나름대로 좌절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서울에 있는 업체로부터 2D인 ‘아마존의 눈물’을 3D로 제작해 달라는 요청이 왔으나 김 대표가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 2D가 갖는 영상 미학을 3D로 바꿔 담아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2D는 2D대로 작품성과 예술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왜곡해선 안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지론이었다.
현재 이랑애니픽스는 실버용 자전거 게임과 신 두더지잡기, 노인용 게이트볼 게임 등의 콘텐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이랑애니픽스 주요 사업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