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젊어진다. 삼성이 이건회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중심의 젊은 조직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 회장은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기정사실화했다.
삼성 인사도 다음 달 중순 이전으로 당겨질 가능성이 높으며 원래 예상과 달리 중폭 이상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진의 평균 연령대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여 이전 삼성과 다른 창의적이면서 액티브한 ‘뉴 삼성 시대’를 예고했다.
이건희 회장은 17일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참관하고 귀국하는 길에 인천공항에서 기자단과 만나 이 부사장을 승진시킬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건희 회장은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을 결정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이 부사장은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 승진이 확실시된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멕시코 출장을 전후해 ‘젊은 리더론’과 ‘젊은 조직론’을 연이어 언급해 삼성의 세대 교체를 시사했다. 지난 11일 광저우로 출국하는 길에도 “될 수 있는 대로 (인사 폭을) 넓게 하고 싶다”고 말해 중폭 이상의 인사를 준비 중임을 암시했다. 당시에도 올해 68세인 이 회장이 연말 인사에서 이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세대교체형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이 부사장이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가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40대 초반에 사장으로 승진해 사실상 그룹 전면에 나서면서 새로운 경영진의 진용이 갖춰질 예정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사장이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낙점되고 사장 승진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사장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어떤 역할을 맡을지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 전면에 나섰을 때 사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시킬 수 있는 사업부를 맡으며 최지성 사장과 투톱 체제로 삼성전자를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은 이날 내년 사업 전망과 관련해 “어렵지만 열심히 해야합니다. 올해같이, 보다 더 열심히 해서 흑자를 많이 내야겠지요”라고 밝혀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일본 업체가 삼성을 추격하는 국면에서 삼성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추격은 지금뿐만 아니라 2~3년 전부터 야단이었다”며 “그럴수록 더 앞을 보면서 자기 일을 열심히 해야 되겠지요”라는 각오를 밝혔다.
올해 인사에서 사장 승진 예정인 이 부사장은 경복고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나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경영기획실 상무보와 상무, 전무 겸 최고고객책임자(CCO)를 거쳐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승진했다.
, 김원석 기자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