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별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퍼블릭 혹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면서 클라우드 플랫폼 솔루션 공급업체들이 이 시장에 모여들고 있다. 2세대 클라우드 플랫폼 솔루션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업계는 ‘신속성과 민첩성’이라는 클라우드 본연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서비스로서 인프라(IaaS)보다 서비스로서 플랫폼(PaaS)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2011년 가장 큰 변수는 MS 애저 PaaS 솔루션이 국내 언제 공급될 것이냐 하는 점이다.
클라우드 플랫폼 솔루션 업계는 이제 IaaS에서 PaaS로 진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는 기업 혹은 서비스 업체가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어떤 애플리케이션도 즉각 구현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서비스를 최대한 통합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클라우드 혜택 누리려면 PaaS로 진화해야=한국오라클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 혹은 사업자들의 메시지가 IaaS에 머무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 내 데이터센터에서 IaaS 환경이 구현됐다고 하더라도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데는 다시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IaaS 환경에서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고객관계관리(CRM) 등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혹은 기업포털 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미들웨어와 DBMS, 데이터웨어하우스(DW) 등 필수 소프트웨어 요소들을 구축해야 하는 작업이 수반된다. 이러한 시간과 비용, 노력은 클라우드의 장점인 속도와 민첩성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기업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IaaS보다 PaaS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PaaS로의 진화를 주장하는 클라우드 플랫폼 업계는 상자 속 클라우드(Cloud-in-a-Box)라는 이름으로 최대한 사전 통합 및 사전 구성된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현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1세대 클라우드 플랫폼 솔루션이 서버·스토리지와 운용체계(OS), 가상화, 네트워크 설비의 합체 및 사전 구성에 머물러 있었다면 최근 출시되는 2세대 제품은 PaaS 솔루션을 지향하면서 설치 즉시 사용한다는 OOTB의 개념을 충실하게 구현하려 하고 있다.
지난 9월말 오라클오픈월드에서 발표된 오라클 엑사로직 엘라스틱 클라우드 솔루션은 DW/DB 어플라이언스인 엑사데이터에 이은 오라클의 두 번째 최적화 시스템이다. 협의로는 통합 미들웨어 어플라이언스지만, 어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도 바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컴포넌트들을 최적화시켜둔 PaaS 솔루션을 지향한다. ID계정관리 및 싱글사인온을 포함한 통합관리,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까지 모듈형 빌딩블록으로 구성할 수 있다.
1세대 클라우드 플랫폼 솔루션을 내놓았던 VM웨어-시스코-EMC(VCE) 연합도 2세대 제품으로 V블록 파워 솔루션을 발표했다. VM웨어 뷰(View)용과 SAP용 두 가지 모델로 발표되며 특히 엔드-투-엔드 파이버채널 오버 이더넷(FCoE)를 지원하고 EMC FAST, FAST 캐시, FAST VP를 포함한 자동화 스토리지 계층화 기능, 업무가 몰리는 시스템에 우선적으로 전력을 제공하는 EMC 파워패스 기능 등을 추가했다.
PaaS 솔루션 출시에 한국IBM도 합세했다. IBM의 PaaS 솔루션 클라우드 버스트의 초기 모델은 지난해 여름에 x86 기반으로 발표됐지만 올 연말에는 IBM 파워7 유닉스 옵션도 추가된다. 파워7 유닉스 기반 42U 랙에서 최대 2960대의 가상머신(VM)을 운용할 수 있다.
이세영 한국IBM 차장은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 구현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사전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통합 작업을 한 것”이라며 “최종 사용자에게 보여지는 애플리케이션만 기업 고객이 선택, 설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파워7 기반 클라우드 버스트는 SAP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을 위해 상호 인증했다.
◇PaaS 솔루션 업계의 변수, MS=PaaS 솔루션 업계의 다크호스는 한국MS다. 애저 PaaS 플랫폼이 파일럿 테스트 상태기 때문이다. 한국MS는 MS 본사의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에서도 구현할 수 있도록 “애저 서비스를 어플라이언스 상태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HP, 델, 후지쯔, 이베이 4곳이 MS 애저 PaaS 솔루션을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시험 운용하고 있다.
유광웅 한국MS 부장은 “현재 시중에 출시된 대부분의 PaaS 솔루션과 달리 MS 애저 솔루션은 컨테이너 박스 형태”라며 “클라우드는 특정 서버 시스템에 대해서가 아닌 데이터센터 전체에 대한 최적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애저 PaaS 솔루션은 HP, IBM, 선 등 유닉스 서버 업체들이 수년 전 소개했던 컨테이너 데이터센터의 개념을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화 한 것으로, 네트워크 케이블과 전원만 꽂으면 바로 가동된다. OOTB 개념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게 한국MS의 주장이다.
애저 PaaS는 MS가 직접 설계하고 HW업체는 MS의 설계대로만 구성, 제공한다. 애플이나 구글 등이 자사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업체에게 설계변경을 허가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MS 애저 PaaS 솔루션이 의미를 갖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으로 기업 데이터센터에 x86 시스템과 MS의 영향력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MS와 인텔의 윈텔 진영은 유닉스 서버는 물론 메인프레임급 성능과 안정성을 주장해 왔지만 국내에서 기업 데이터센터의 벽을 넘기에는 무리였다. 윈텔에게 높았던 기업 데이터센터의 문턱을 클라우드가 낮춰주고 있는 셈이다.
비록 핵심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다소 시일이 걸리며 라이선스 비용 측면에서 오픈소스 OS가 부상하고 있긴 해도 기업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의 플랫폼으로서 x86 서버를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애저 PaaS 플랫폼이 언제 상용 버전으로 출시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유광웅 한국MS 부장은 “현재 시험 운용 중인 파트너와 고객사의 테스트를 거쳐 가장 적합한 가격체계 및 지원체계를 모색하고 있는 중”이라며 내년 초 국내 애저 PaaS 플랫폼의 공급 여부와 일정 등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