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클라우드 컴퓨팅 큰 장 열린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 서비스 사업자들이 앞다퉈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부터 겨냥하고 있으며, 특히 KT는 아마존의 IaaS 서비스보다도 30% 이상 저렴하다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SDS, LG CNS 등 IT서비스업체 역시 그룹 계열사들에게 제공해왔던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를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다. IT서비스업체가 언제 어떤 규모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하는가는 내년 클라우드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다.

기업 사용자의 클라우드 컴퓨팅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최고정보책임자와 데이터센터장들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기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고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것도 데이터센터 재구축과 맞물려 선뜻 추진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서비스 제공업체와 사용 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대세이며 이제는 적용 여부가 아니라 적용 시기를 조절하는 것만 남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내년 클라우드 시장 주도권 다툼 치열=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이끌고 있는 통신사업자와 IT서비스 업체들의 서비스 로드맵을 살펴보면 서비스로서 인프라(IaaS)부터 서비스로서 플랫폼(PaaS), 소프트웨어로서 서비스(SaaS)까지 상당히 넓은 분야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아직 어떤 서비스 시장에 올인해야 할지 판가름하기 힘든 시점이기도 하지만 최대한 다양한 서비스 시장에서 더 많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보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통신 서비스 사업자들은 우선 IaaS 서비스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지만 머지않아 PaaS와 SaaS 형태의 서비스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IT서비스 업체들 역시 3개 영역의 서비스 모두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 걸쳐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어 이들 업체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사업자들은 자사가 보유한 기존 인프라와 두터운 고객층을 기반으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IT서비스 업체들은 그동안 기업 정보시스템 구축과 아웃소싱 서비스 시장에서 쌓아온 IT서비스 노하우가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됨에 따라 협력사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 서비스 업체가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고 어떤 협력사를 혈맹으로 확보하느냐가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심상치 않은 세일즈포스닷컴의 움직임=IDC, 가트너 등 해외 시장조사기관들은 2012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SaaS 210억달러, PaaS가 90억달러, IaaS 20억달러 규모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2012년까지 PaaS의 연평균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SaaS의 경우 20%, IaaS는 30%로 예상되지만 PaaS의 연간평균성장률은 무려 70%가 넘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다른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SaaS 서비스의 활성화가 더딘 편이다. IaaS의 경우 데이터센터 아웃소싱의 수요를 대체할 수 있고 아마존 EC2의 성공으로 기업 사용자의 인식도 열려 있는 편이다. 무엇보다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기업이 여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SaaS보다는 경계를 덜 받는다.

이에 비해 SaaS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한 편이다. 많은 그룹웨어, 인사관리, 고객관리 등 각 부문의 애플리케이션들이 SaaS를 표방하며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애플리케이션 임대 서비스(ASP)와의 구분이 모호한 상태다. 가장 큰 차이점은 멀티터넌시(다중소유)에 있다. 또한 코딩없이 클릭만으로 고객이 자사의 요구 사항과 기능을 구현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KT 서정식 클라우드추진본부장은 “국내 SW의 경우 대부분 멀티터넌시 환경으로 개발되지 않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할 SW가 많지 않다”며 “해외 소프트웨어로 SaaS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활성화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aaS는 사용자 인식도 문제지만 SaaS 형태로 서비스할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한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2011년도 세일즈포스닷컴이 국내 영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어서 시장 성장도 기대해볼만하다. 국내에서는 오뚜기, 캐논코리아, 롯데주류, 오리온 등 200여 기업이 다우기술을 통해 세일즈포스닷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세일즈포스닷컴의 직접 영업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리 톰슨 세일즈포스닷컴 아태지역 수석부사장은 CIO BIZ+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멀티태넌시 기술은 세일즈포스의 차별화된 핵심 기술로 세일즈포스닷컴이 저비용 고효율 서비스를 제공하는 근간”이라며 ”모바일 환경에서 소셜 미디어 서비스와 실시간 엔터프라이즈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클라우드 2.0 시대에 한국 시장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제공업체들만 보면 퍼블릭에 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조용하지만 실제 기업 사용자들은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 CIO BIZ+가 국내 주요 대기업 CIO와 데이터센터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클라우드 적용을 검토하고 있거나 이미 구축중이라는 답변이 69.4%에 이른다.

기업은행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 구축작업을 진행중이며 하나은행은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완 LG CNS 인프라솔루션사업부문장도 “이미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관계사를 대상으로 일부 서비스를 제공중”이라고 설명했다.

그외 응답자들도 클라우드 컴퓨팅 전환을 염두에 두고 서버·스토리지 가상화 사업을 진행중이어서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이 클라우드 시대를 맞이할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이들 기업들 대부분이 프라이빗 클라우드 방식을 선호했으며 외부 전문 서비스업체를 통한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은 10%에도 못 미쳤다.

박현선·성현희 CIO BIZ+ 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