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 지식산업센터 `태풍의 핵`으로 부상

“교통 인프라도 취약하고 미분양 물량은 자꾸만 쌓여가는데,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국철 지중화 계획을 빨리 마련하고 지식산업단지에 걸맞는 법률 규정을 새로 만들어야 G밸리가 내실 위주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강관식 가디컴(G밸리 2, 3단지 입주기업 모임) 회장.

“작년 8월 ‘산집법(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G밸리 내 부동산 거래가 70~80%나 줄어들었습니다. 1단지는 그래도 형편이 나은 편이지만, 금천구 관내인 3단지는 매매가가 평당 300만원선까지 떨어진 곳이 적지 않습니다.”-이승창 탑비즈윙스 대표.

G밸리 내 지식산업센터가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G밸리 내 지식산업센터는 총 100여개에 달하는데, 연내 10여개가 추가로 준공될 전망이다. 특히 3단지에는 30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인 ‘대성 D-폴리스’ 벤처빌딩(연면적 4만8천평, 2012년 8월 입주 예정) 2개동을 비롯해 STX벤처빌딩 등이 한창 공사 중이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지식산업센터가 계속 늘고 있지만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작년 8월 ‘산집법’의 시행으로 ‘임대 사업자’의 G밸리 진입이 어려워진 것도 미분양 물량의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금 여력이 없는 영세 IT벤처기업들의 경우 사무실을 분양받기 보다는 임대사업자로부터 임차해 입주하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작년 ‘산집법’ 시행 후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것.

강관식 가디컴 회장은 “국가산업단지인 G밸리가 ‘산집법’의 적용을 받으면서 영세 IT벤처기업들이 G밸리에 입주하는 게 오히려 힘들어졌다”며 “산집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지역의 지식산업센터로 영세IT벤처기업들이 이동할 빌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실수요자들에게 분양해 준다는 ‘산집법’의 명분은 좋지만 정작 자금 여력이 없는 영세 벤처기업들의 입주가 힘들어지면서 G밸리 부동산 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결국은 G밸리 공동화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경기가 좋아져 지식산업센터의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더라도 문제다. 특히 G밸리의 ‘섬’으로 인식되고 있는 3단지(가산동)의 경우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대성 D-폴리스’가 2년 후 준공되면 교통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출퇴근 시간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선 우회도로 건설과 국철 지중화 계획 등 인프라 문제를 빨리 공론화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최근 입주기업 1만개를 돌파한 G밸리가 취약한 교통 인프라 등 문제로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회 안형환 의원실과 가디컴은 22일 오후 국회에서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G밸리의 교통 인프라 문제 등을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