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포럼]무선인터넷이 불러올 미래의 기회

[콘텐츠포럼]무선인터넷이 불러올 미래의 기회

우리는 지식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인터넷 검색을 하고, 친구들의 안부를 묻고, 때론 물건을 사기도 한다. 이처럼 인터넷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지금까지 인터넷은 주로 책상 위의 컴퓨터에서 사용했다. 가끔 휴대폰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려면 비싼 요금과 느린 속도, 작은 크기의 화면에 사용자 환경(UI)마저 불편해 사용하기를 꺼렸다.

우리나라의 무선인터넷은 2000년 초반에 텍스트를 나열한 왑(WAP)방식으로 제한된 정보를 제공하다가 그림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각 이동통신사의 콘텐츠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피(WIPI)`라는 국가 표준 플랫폼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이동통신사의 투자와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또 글로벌 단말기 업체로부터 ‘위피(WIPI)’를 폐지하라는 압력까지 받았다.

그러던 중 2006년 처음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과 모바일콘텐츠 마켓인 ‘앱스토어`는 국내 무선인터넷 생태계를 송두리째 바꿨다. 애플은 간단하면서도 사용하기 쉬운 UI와 부드러운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또 애플리케이션 접속경로(API)를 공개해 수많은 개발자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여기에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운용체계(OS)를 공개하며 무선인터넷 시장의 환경변화를 더욱 촉발시켰다.

이런 상황에 대한 위기감으로 올해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0(MWC 2010)`에서 전 세계 24개 이동통신사와 단말제조사들이 애플과 구글에 대항하는 공동 앱스토어인 WAC(Wholesale Application Community)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WAC는 기존 애플이나 구글과 같이 자사 OS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과 달리 웹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의 개발환경을 제공한다. 이런 WAC의 표준을 적용한 플랫폼에서 세계 각국의 개발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각 이동통신사는 이런 환경에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자사의 앱스토어에 공급한다. WAC가 상용화되면 개발자들은 표준화된 웹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개발할 수 있고, 이용자들은 애플리케이션을 단말기 OS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도 특정 단말기나 OS에 구애받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판매·사용할 수 있는 한국형 통합 앱스토어(K-WAC)가 구축되고 있다. 현재 이노에이스가 K-WAC와 WBS(World Best Software)프로젝트의 모바일웹 플랫폼 개발업체로 선정돼 이런 무선인터넷 환경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산업은 네트워크 효과에 따른 수확체증의 법칙으로 인해 선도업체를 후발주자가 따라가기 상당히 어렵다. 비록 애플이 앱스토어의 성공을 바탕으로 초기 시장을 앞서 나갔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아직까지 시장점유율이 크지 않다. 따라서 K-WAC를 준비하는 국가적인 산업이 일부 소수의 글로벌 업체에 종속되지 않도록 향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모바일 콘텐츠지원 사업과 K-WAC, WBS프로젝트 등 정부와 민간의 투자는 향후 우리나라가 세계 무선인터넷 산업의 구심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앞으로 공통 웹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의 진정한 호환성이 확보되면 콘텐츠 시장은 휴대폰과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PC, 인터넷 전화, IPTV, 스마트TV까지 다양하게 확장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콘텐츠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며,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된 콘텐츠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현 이노에이스 전략기획팀장 stevekim@inno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