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문제 해결의 시작은 에너지절약부터

에너지문제 해결의 시작은 에너지절약부터

아침, 저녁으로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추워지면서 에너지의 중요성이 더욱 실감되는 계절이 됐다. 인간은 산업혁명 이후 석탄에 이어 보다 고열량의 에너지인 석유로 연료를 바꿔 사용하면서 놀라울 정도의 물질적 번영을 누리게 됐다. 이런 엄청난 에너지 소비를 동반하는 무한 경쟁의 경제구조 속에 각국은 자국의 번영을 위해 먼저 쓰는 사람이 임자라는 식의 파먹기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고유가 행진과 과다한 소비의 후유증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 농도의 증가돼 온실효과로 지구촌 곳곳에 가뭄과 홍수, 과도한 추위와 더위 현상이 이어지는 기후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이 같은 소비 추세는 세계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잔소리 같은 얘기지만 다시금 에너지절약을 강조하고 싶다.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인간은 불로초를 구하듯 획기적인 에너지원을 찾고자 하나 가장 좋은 에너지원은 역설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에너지절약과 에너지효율은 각기 다른 개념으로 합리적 에너지 사용이 두 가지를 포함하는 단어에 해당할 것이다. 에너지절약은 행동을 바꿔 에너지를 더 적게 소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실내온도를 낮추고, 난방을 하는 대신 옷을 더 따뜻하게 챙겨 입기, 에어컨을 가동할 때 실내 온도를 조금 덜 낮추기, 운전을 덜 하고, 하더라도 불필요한 가속과 제동을 하지 않기, 꼭 필요한 공간만 난방하고 조명하기 등이다. 우리가 이미 수없이 들었고 잘 아는 것 들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은 에너지절약을 내켜하지 않는다. 개인의 자유를 구속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차라리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서 에너지소비량을 줄이는 쪽을 선택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난방장치, 엔진, 차량의 효율성 개선, 발전소 기술 개선, 단열기술을 향상시켜 건물의 난방 필요성 감축 등이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건축물, 전기 장비, 자동차 등이 끊임없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공간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더 많은 장비를 지속적으로 가동하고, 더 많은 거리를 여행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고 해서 에너지 소비량이 반드시 줄어드는 게 아닌 이유다. 결국은 에너지에 대한 의식의 문제고 행동의 문제다. 우리는 이에 기초해서 적극적 수요를 실제 수요에 최대한 가깝게 돌려놓는 요건을 마련할 수 있다.

에너지를 아끼는 방법은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행동관련 방안으로 트럭 운전수 두 명을 동원해 1500㎞를 주행하는 실험을 했다. 더 빨리 도착한 운전수는 천천히 달려 온 운전수 보다 불과 7%의 시간을 절약했지만 연료는 무려 30%를 더 사용했다. 난방을 위해 방의 온도를 섭씨 1도만 낮춰도 에너지비용이 약 5% 절감된다. 행동관련 방안들은 돈이 들지 않으면서도 에너지비용을 절약해 준다.

둘째는 조직적 방법으로 차량의 유지보수를 잘 한다든지, 화물선반이나 트렁크의 불필요한 적재물을 제거하거나, 화물을 도로 수송에서 철도나 선박 운송으로 재조직하는 것이며, 직원이 일할 때만 공장과 사무실에서 난방하고 조명하는 조치들로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으며, 장기간 계속해서 사용할 경우 소기의 감축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투자로서 에너지절약형 신차 구매, 낡고 너무 큰 보일러의 교체, 압축공기 누출 차단, 건물의 단열 향상, 정부도 간선도로의 혼잡 정체구간 개선 등으로 비록 비용이 수반되지만 에너지를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의 질을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절약 의식을 제고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증대하고 △부족한 에너지원을 보충하기 위해 온갖 에너지를 두루 사용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책입안자들이 솔선수범하는 가운데 이들과 국민이 에너지와 관련된 기초적인 사실과 미래의 지향을 놓고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혁신적인 에너지기술을 개발하는 연구 활동에 매진하면서, 양질의 교육과 훈련을 꾸준히 제공해야 할 것이다.

박화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hcpark@kier.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