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칩스, 중국 모바일 RFID리더 시장 뚫었다

중국 내에서 가짜 술을 판별하는 전자태그(RFID) 리더 칩 시장을 국내 중소기업이 뚫었다.

파이칩스(대표 고진호)는 중국의 주류 유통, 의료기기용 단말기를 만드는 회사에 극초단파(UHF) RFID 리더칩(모델명 PR9000)을 30만개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제품은 휴대폰용 유심(USIM)칩이나 각종 모바일 단말기에 적용된다. RFID 태그가 부착된 진품 술병을 파이칩스 칩이 들어간 리더에 갖다 대면 진품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국세청이 내년부터 가짜 양주 단속을 위해 이 기술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칩은 가짜 술 판별에도 사용되지만 건강보험증에 삽입해 환자 병력을 확인하는 시스템, 병원 내 환자 식별용으로도 쓰인다. 휴대폰에 탑재돼 RFID가 장착된 모든 사물의 정보를 읽을 수 있다.

종전까지 RFID는 산업용 물류 분야에만 주로 사용됐다. 휴대폰이나 모바일 단말기에 리더칩이 대대적으로 공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RFID리더 시장의 규모가 국내를 통틀어 10만개 가량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이칩스는 이번 계약으로 시장점유율 1위로 단숨에 올라선 셈이 된다.

고진호 사장은 “모바일용 UHF RFID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칩을 개발해왔다”면서 “2011년 더욱 개선된 제품을 출시하면 경쟁사와 격차는 더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칩스는 지난 2002년 설립된 반도체설계(팹리스) 업체로,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받아 RFID 리더를 전문으로 개발해왔다. 올해 매출액은 30억원을 거둘 전망이고, 내년 매출 목표는 60억원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